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자녀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장남 이지호 소위의 최근 군 복무 모습이 뒤늦게 알려졌다. 해군 통역장교로 복무 중인 이 소위는 한미 해군 고위급 회의에 투입돼 양국 지휘관 사이의 통역을 맡았다. 과거 미국 시민권까지 포기하고 해군 장교의 길을 택한 데 이어 다국적 연합훈련과 한미 군사교류 현장에서 임무를 수행하며 군 경력을 쌓고 있는 모습이다.
2일 군 당국 등에 따르면 이 소위는 지난달 9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교육사령부에서 진행된 한미 해군교육사령관 협력회의에 참석했다. 현장에서는 강정호 해군교육사령관과 그레고리 허프만 미 해군교육사령관 사이의 대화를 통역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당시 회의 장면은 국방일보가 공개한 사진에도 담겼다. 사진이 처음 공개됐을 때만 해도 이 소위의 참석 사실은 별도로 알려지지 않았다. 약 3주가 지난 뒤 사진 속 통역장교가 이 소위였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다시 관심이 쏠렸다.
현재 이 소위의 소속은 해군 제5기뢰상륙전단 정보작전참모실이다. 이번 회의에는 인근 해군교육사령부에서 통역 인력이 필요해지면서 지원 임무를 맡아 현장에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 연합훈련 경험도 이미 쌓았다. 지난 2월 태국에서 실시된 다국적 연합훈련 ‘코브라골드 2026’에 파견돼 지휘관들의 의사소통을 지원하고 각종 정보를 번역하는 업무를 수행했다. 군 복무 중 자신의 언어 능력을 활용해 실제 작전·교류 현장을 지원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에서 태어난 이 소위는 당초 한국과 미국 복수국적을 보유했다. 그러나 해군 장교로 복무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포기했다. 지난해 9월 해군 학사사관후보생으로 입영한 뒤 같은 해 11월 소위 계급장을 달았다.
향후 진급 일정도 잡혀 있다. 이 소위는 오는 12월 중위로 진급할 예정이며 장교 의무복무 기간은 3년이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전역 예정일은 2028년 11월 30일이다.
이지호 소위의 행보가 주목받는 또 다른 배경에는 삼성의 승계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2020년 5월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자녀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했다.

당시 삼성은 국정농단 사건을 비롯한 사법 문제를 겪고 있었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회계 처리 등을 둘러싼 논란 역시 이어지고 있었다. 특히 두 회사의 합병을 놓고 이 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이었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의 4세 승계 포기 결정에 사법 리스크뿐 아니라 막대한 상속세 부담 등 현실적인 승계 비용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을 내놓았다. 다만 이 회장이 당시 공개적으로 밝힌 핵심 내용은 자신의 자녀에게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는 약속이었다.
그런 가운데 장남 이지호 소위는 삼성 경영과 거리를 둔 채 해군 장교로 복무하고 있다. 미국 시민권을 내려놓고 입대한 이후 해외 연합훈련과 한미 해군 고위급 회의에 잇달아 투입되면서 통역장교로서 경력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 회장이 4세 경영권 승계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장남의 군 복무 행보까지 공개되며 재계 안팎의 시선도 다시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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