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근속자 ‘금’ 포상제도
금 가격 상승으로 기업 부담 증가
기업 비용 부담과 직원 선호도 괴리

금 가격이 연일 최고를 경신하면서 장기근속자에게 금을 지급하는 기업들의 이른바 ‘황금 포상’ 제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전설의 복지로 불리는 황금 포상은 최대 수천만 원에 달하는 금을 지급하는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근속 10년 차 직원에게 순금 5돈을 지급하고 이후 5년마다 5돈씩 추가해 35년 근속 시 총 30돈을 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금 시세인 한돈에 70만 원가량을 적용하면 약 2,030만 원 수준의 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한화의 건설 부문 역시 10년 기준 10돈, 20년 기준 20돈, 30년 기준 30돈을 지급하는 구조를 운영 중이다. 일부 기업은 지급 방식에 변화를 꾀하기도 했다.
삼성물산의 건설 부문은 10년 이상 근속자를 대상으로 ‘5년 주기 금메달 지급’을 포상으로 내세웠으며, GS건설은 20년과 30년 장기근속자에게 순금 메달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앞서 다른 기업들이 지급한 것으로 알려진 골드바 대신 상징성을 강조한 형태의 포상을 내건 것이다.
당초 금 포상은 오랜 기간 기업의 장기근속 보상 체계로 자리 잡았다. 이는 실물 자산으로서 가치가 유지되는 것은 물론 세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에서 기업과 직원 모두에게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다. 더하여 돌잔치나 결혼식에서 금을 선물하는 문화와 맞닿아 ‘가치를 전하는 상징’으로 활용되며 제도로 정착된 영향이다.
이러한 금 포상은 과거 상징성을 기반으로 높은 호응을 끌어냈던 것과 달리 최근 금값 상승으로 인해 체감 보상 효과가 커졌다. 그렇다면 금을 받는 직원들은 어떨까? 금 포상 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은 금을 자산으로 보유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는다.
현장 반응은 단순하지 않다. 서울 소재 한 건설사 직원은 “예전에는 몇백만 원 수준이라 크게 체감이 안 됐는데 지금은 2,000만 원이 넘다 보니 확실히 보상 느낌이 다르다”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직원은 “금은 결국 팔아야 현금이 되는데 과정이 번거롭다”라며 “차라리 동일 금액을 현금으로 받는 게 더 실용적”이라고 했다. 실제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장기근속 포상으로 받은 골드바를 판매하는 사례도 꾸준히 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부 기업들은 포상 제도를 전면 손질하기도 했다. DL이앤씨는 금 포상을 현금으로 전환했고 대우건설 역시 기존 금 지급에서 여행 상품권을 거쳐 현재는 현금 지급 방식으로 바꿨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직원 체감도가 높은 실질적 혜택 중심으로 제도를 조정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업계에서는 금값 상승이 기업 입장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해 포상 제도를 손질했을 거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이는 금 가격이 상승할수록 동일한 포상 제도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재원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제 금값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금 가격은 1온스(28.35g)당 3,800달러를 돌파한 뒤 사상 최고치에 달하는 3819.81달러를 기록했다. 6주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금은 이달 들어 상승폭이 크게 확대됐다. 국내 금값 역시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1kg당 금 가격은 지난 1월 12만 8,790원 수준에서 3월 18만 원대를 넘겼다. 단기간에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며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이유다. 이어 수익률 측면에서도 금의 강세는 두드러진다. 최근 1년 기준 금 수익률은 44.2%에 달한다.
코스피200이 40.7%, S&P500은 14.4% 순이었던 것과 비교했을 때 전통적인 안전 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이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속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금값 상승의 이유로 국제 정세 불안과 달러 약세 흐름을 지목했다.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 금리 정책 변화 기대까지 더해지면서 안전 자산 선호가 강화된 영향으로 분석했다. 통상적으로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대체 자산으로 금 수요가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즉, 금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황금 포상’의 체감 가치 역시 과거보다 크게 높아졌다. 다만, 이 때문에 제도 유지에 대한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당초 장기근속에 대한 상징적 보상이라는 의미가 유지되지만, 실질적 혜택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현금성 보상으로의 전환 흐름 역시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금값 상승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기업들이 비용 부담과 직원 선호 사이에서 균형을 찾기 위한 제도 개편을 지속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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