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라이프스타일 기업 쉬인
중국 TV 제조사 TCL ‘가성비’
중국 BYD 승용차 시장 진출
지난해 6월 중국 온라인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리테일 기업 쉬인(SHEIN)이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한 가운데 최근 지식재산권 침해, 유해 논란이 잇따르면서 서울시의 판매 중지 등 실제 매출에 영향을 주는 행정적 조치까지 마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쉬인이 판매하는 제품에서 다량의 유해 물질이 검출되며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불매로 확산한 것이다. 지난달 서울시에 따르면 쉬인이 판매하는 목걸이 8종에서 국내 기준치를 크게 초과하는 다량의 니켈 등 유해 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울시는 문제가 된 제품에 대해 판매 중지를 요청한 바 있다. 이어 쉬인이 지난해 8월 서울 성수동에 국내 첫 오프라인 팝업스토어 열었으나, 개점 첫날부터 일부 제품에서 가품 논란이 불거지면서 문제가 된 제품을 판매 진열대에서 내렸다.
한국 시장에 진출한 지 1년도 채 안 돼 여러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쉬인은 중국계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 테무와 함께 C커머스 3 대장으로 꼽힌다. 지난 2012년 중국 난징에서 출범한 쉬인은 지난 2022년 한국 법인을 설립했으며, 지난 4월에는 한국 전용 홈페이지를 개설해 인기 배우 김유정을 모델로 발탁했다.
유명 배우를 광고 모델로 세우며 국내 인지도를 빠르게 끌어올린 쉬인은 국내 패션 플랫폼에 큰 위협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쉬인이 저렴한 가격을 강점으로 내세운, 이른바 ‘가성비’ 기업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쉬인은 ‘김유정 티셔츠’로 불리는 옷을 8,000원에 판매하고 ‘1만원 청바지’ 등을 선보이며 국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에 국내 패션 플랫폼들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됐으나, 가품논란 및 유해 물질 검출로 인해 한국 시장 진출에 대한 한계가 뚜렷해진 상황이다. 2025년 국내 시장에 진출한 중국 기업은 쉬인뿐만이 아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차이나머니가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 대거 진출하고 있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이는 삼성·LG전자 텃밭인 한국에 중국 제조사 TCL이 최근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TCL은 지난 연말부터 서울 시내 교통 밀집지에 대형 전광판 광고를 진행하며 대대적인 홍보를 진행 중이다.
특히 자신들의 브랜드를 ‘세계 2위 TV 제조사’로 명시하며 전광판 하단에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로부터 2022, 2023년 글로벌 TV 세트 보고서를 바탕으로 작성’이라는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기도 했다. 지난 2023년 한국 법인을 설립한 TCL은 당초 온라인 판매에 집중해 왔던 그간의 행보와 달리 오프라인 판매를 준비하는 모양새다.
최근 TCL은 기사 방문 설치, 기존에 사용하던 TV 무상 수거 등 한국 소비자들에게 맞게 서비스를 다각화하고 있다. 또한, 삼성과 LG의 경우 패널에 따라 100만 원대 초반부터 200만 원대까지 판매하고 있지만, TCL은 평균 80만 원대의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가성비’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쉬인, TCL에 이어 지난 16일 세계 최대 전기차 기업인 중국 BYD가 한국 승용차 시장에 공식 진출을 선언했다. 이날 BYD는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토3(ATTO3)’를 출시하며 한국 시장 진출 의지를 드러냈다.
BYD에 따르면 아토3의 가격은 기본 트림 3,150만 원, 상위 트림(아토3 플러스)은 3,330만 원 수준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보조금을 받으면 소비자의 실구매가는 2,000만 원대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날 인천 중구 상상 플랫폼에 열린 승용 브랜드 출범 공식 행사를 통해 조인철 BYD 코리아 대표는 “2월 고객 인도를 목표로 사전 계약을 시작한다”라고 밝혔다.
더하여 그는 아토3 기본 트림 가격을 당초 계획(3,190만 원)보다 낮췄다고 전하며 “한국 소비자가 BYD 승용차를 부담 없이 경험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가격을 책정하고자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BYD 측은 국내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국내 6개 딜러 파트너사를 선정해 주요 도시에 전시장 15곳과 서비스센터 12곳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최근 이어지고 있는 중국 자본의 한국 시장 유입을 두고 전문가들은 “중국 자본이 한국행을 택하면서 추가적인 투자유치, 그리고 공급망 관리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라며 “싱가포르 워싱에 이어서 이커머스 분야서 한국 워싱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즉, 중국 자본의 한국 시장 유입으로 인해 과거 중국 AI기업들이 미국 제재를 피하고자 싱가포르로 대거 본사를 이전한 ‘싱가포르 워싱’이 한국에 발생했다는 뜻이다. 이에 중국 자본이 ‘초저가’를 기반으로 국내 시장에 대거 들어오는 상황을 두고 적극적인 정부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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