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축구협회 청문회에서 파울루 벤투 전 축구대표팀 감독과의 재계약이 무산된 배경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은 당시 벤투 감독에게 조건부 재계약을 제안했지만, 감독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협상이 결렬됐다고 직접 설명했다. 한동안 의문으로 남아 있던 재계약 불발 과정이 공개되면서 축구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30일 대한축구협회를 대상으로 청문회를 열고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과 협회 운영 전반에 대한 질의를 이어갔다. 이날 청문회에는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과 홍명보 전 국가대표팀 감독 등 협회 관계자들이 출석했다. 참고인으로 채택된 박지성, 이영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청문회 초반에는 이재명 대통령 책임론과 정부 역할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며 본래 취지와 다소 동떨어진 질의가 계속됐다. 이후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한축구협회 인사 운영 문제를 언급하며 이른바 ‘고려대 카르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정몽규 전 회장은 “회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남녀 대표팀 감독을 수십 명 선임했지만, 고려대 출신은 한 명 정도에 불과했다”라며 특정 학맥 중심의 인사라는 지적을 부인했다.
이어 임 의원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이후 파울루 벤투 감독과 재계약이 성사되지 않은 이유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벤투 감독은 2018년부터 한국 대표팀을 이끌며 역대 최장수 사령탑으로 활동했고,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한국을 12년 만의 16강으로 이끌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월드컵 종료 후 벤투 감독은 대표팀과 결별한 뒤 아랍에미리트(UAE)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으며 현재는 계약이 종료돼 차기 대표팀 감독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그의 재계약 무산 배경이 청문회에서 다시 언급되면서 관심이 쏠렸다.
정 전 회장은 당시 협상 과정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벤투 감독 재임 당시에도 같은 선수만 기용하고 전술 변화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라며 “우여곡절 끝에 카타르 월드컵 16강이라는 성과를 냈지만, 협회 내부에서는 여러 의견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회는 무조건적인 장기 계약이 아닌 조건부 재계약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정 전 회장은 “2023 아시안컵에서 4강 이상 성적을 거두면 이후 월드컵까지 대표팀을 맡기는 조건으로 4년 재계약을 제시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조건 없는 4년 계약을 원했고, 협회가 제안한 방식과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결국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는 것이 정 전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벤투 감독은 4년 재계약을 고집했고 조건부 계약안을 받아들이지 않아 협상이 마무리되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이번 청문회를 통해 그동안 여러 해석이 나왔던 벤투 감독과 대한축구협회의 결별 과정이 다시 공개되면서 축구계 안팎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차기 대표팀 감독 선임 가능성이 거론되는 시점에서 당시 협상 내용이 공개되면서 향후 대표팀 운영과 협회의 감독 선임 기준에도 다시 시선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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