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전쟁 여파로 촉발된 원자재 수급 위기가 한 달 만에 빠르게 진정 국면에 들어섰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밝힌 공급 상황에 따르면 핵심 원료인 나프타 확보 물량이 정상 수준에 근접하면서 산업 전반의 ‘비상경보’도 단계적으로 해제되는 흐름이다. 특히 “한 달 내 안정화”라는 정부 판단이 나오면서 그간 제기됐던 수급 대란 우려는 일단 고비를 넘긴 것으로 평가된다.
28일 정부는 국무회의와 중동 전쟁 대응 브리핑을 통해 나프타 수급 현황과 대응 결과를 공개했다. 발표에 따르면 다음 달 나프타 도입 물량은 전쟁 이전 대비 85~90% 수준까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 210만 톤 규모 물량이 순차적으로 유입되면서 공급 불안이 빠르게 완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구윤철 부총리는 “확보된 물량이 순차적으로 들어오고 있어 한 달 내 수급이 안정될 것”이라며 “현재 확보된 물량은 보건·의료 등 시급한 분야부터 우선 공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는 제한된 자원을 핵심 산업과 민생 분야에 집중 배분하며 충격을 최소화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수급 개선 흐름은 산업 현장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지난 3월 50%대 초중반까지 떨어졌던 석유화학 업계 가동률은 최근 60% 중반까지 회복됐고 일부 기업은 70%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여천NCC와 대한유화 등 주요 업체들이 가동률을 끌어올리며 생산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점이 대표적이다. 이는 원료 확보가 실제 생산 회복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정부는 나프타뿐 아니라 액화석유가스(LPG), 콘덴세이트 등 대체 원료 확보에도 동시에 나서고 있다. 특히 수입 단가 차액을 지원하는 정책을 통해 기업 부담을 낮추고 계약 물량 확대를 유도하면서 공급망 안정화에 힘을 싣고 있다. 산업부는 이러한 지원책이 실제 계약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유 수급 역시 점진적인 회복세다. 5월 기준 도입 물량은 평년 대비 약 80% 수준까지 확보된 상태다. 정부는 ‘비축유 스와프’ 제도를 통해 정유사의 조달 부담을 줄이고 있으며, 4월과 5월에 걸쳐 대규모 계약이 이어지며 공급 기반을 보강하고 있다. 이는 단기 대응을 넘어 중장기 안정성까지 고려한 조치로 평가된다.
동시에 정부는 주요 원자재와 생활 필수 품목을 ‘신호등 체계’로 관리하며 위험도를 세분화하고 있다. 재고 수준에 따라 빨간색부터 초록색까지 단계별로 구분해 대응 강도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현재 일부 품목은 여전히 공급이 불안정한 상태지만, 상당수 품목은 한 달 내 위험 단계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종량제 봉투와 주사기 등 일부 품목은 생산 확대와 납기 단축을 통해 위험 단계가 완화될 전망이다. 건설 자재 역시 공급 점검과 일정 조정을 병행하며 수급 불안을 줄이는 방향으로 관리되고 있다. 다만 아스팔트 등 일부 자재는 여전히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집중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발표는 단순한 현황 공개를 넘어 정부 대응이 실제 효과를 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데 의미가 있다. 중동 변수라는 외부 충격 속에서도 핵심 원자재 공급망이 빠르게 복구되며 산업 충격을 일정 부분 흡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과제는 이 같은 회복 흐름을 안정적으로 이어가는 데 있다. 정부는 공급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며 필요시 추가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단기적 위기 대응을 넘어 공급망 전반의 회복력을 강화하는 전략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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