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터널 붕괴 사고가 사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사고 전 이미 위험을 감지하고도 작업을 강행한 정황이 드러나 파장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이 확보한 최초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공사 시행사인 포스코이앤씨 컨소시엄 넥스트레인은 사고 발생 17시간 전인 10일 밤 9시 50분, 터널 중앙 기둥이 파손된 사실을 인지하고 작업자 일부를 대피시켰다. 그러나 다음 날 오후 3시 13분, 결국 터널과 상부 도로가 무너져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
특히 기둥 파손은 단순 징후가 아닌 ‘붕괴 시작 단계’로 해석된다는 전문가 의견이 잇따르면서, 작업 중단과 대피 조치가 미흡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실제로 상부 도로는 사고 3시간 전부터 통제됐지만, 지하 작업은 계속됐다. 이에 따라 굴착기 기사 2명이 매몰됐고, 이 중 1명은 구조됐지만 1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현장에서는 기둥 철근까지 드러난 파손 상황이 보고서에 명시돼 있었지만, 사전 경고 조짐인 지반 침하나 지면 경사 등은 제대로 탐지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안전 전문가협회 이송규 회장은 “감리 단계에서의 부실 여부도 규명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2023년 이미 해당 구간과 가까운 신안산선 5공구에서 ‘지반 상태 불량’을 경고한 바 있어, 지반 문제가 이번 사고와 연관됐는지에 대한 추가 조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현재로써는 상세한 상황에 대해 답변드리기 어렵다”라며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사고 원인 규명과 철저한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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