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신석기 유적지 공원
방치 및 관리 부실로 폐허
철거하는 방안도 검토
지난 2014년 56번 조리~법원 국지도를 신설하던 중 경기도 파주시 법원읍 대능리 지역에서 6,000년 전으로 보이는 신석기시대 유물과 조선시대 유물이 다량 출토됐다. 출토된 유물은 신석기시대 빗살무늬토기와 주거지 39기와 수혈(땅을 파서 만든 주거지) 1기, 조선시대 후기~근대 건물지, 숯가마 등 70여 기의 유물이었다.
당시 문화재위원회에서는 원형 보존 기준 평점을 웃돈 88.89점을 책정했다. 그러면서 “이 유구들은 중서부 내륙지역의 구릉지대에 해당하는 대규모 마을 유적이라는 점과 유구의 형태 및 구조, 내부 시설, 출토 유물 등으로 볼 때 당시 생활양식을 연구하는 학술 가치가 높다”라고 평가했다.
출처 : 국립문화재연구소
이에 보존과 공원 조성 등에 대한 경기도건설본부와 매장문화재분과위원의 7차례 논의 끝에 유적 공원으로 조성이 됐지만, 조성 당시부터 현재까지 논란이 되고 있다. 도로 개설에 따라 서둘러 조성한 탓에 안내판은커녕 진입로가 협소하고 주차장도 없어 유적 공원으로서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유적지에 대한 관리가 소홀해 방문객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다.
실제 재현된 움집은 대부분 썩어 구멍이 뚫리고, 이 때문에 비가 오면 움집 바닥에 물이 고여 시간이 흐르며 악취가 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유지보수비 미비로 인한 관리 부재라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유물 발굴 당시 법원읍 주민들은 ‘파주시 관광 발전을 위한 좋은 테마거리’라며 연천군처럼 선사시대 유적지로 관광지 개발을 주장했지만, 현재처럼 재현으로 축소되면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2019년 8월에 개최된 문화예술진흥회에 향토 문화유산 지정 심의 안건으로 상정한 바 있으나, 현재 신석기 공원은 발굴 요구를 복제해 재현한 것으로, 실제 유구가 아니므로 문화재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해 향토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결국 향토 문화유산 지정은커녕 공원으로도 지정받지 못하면서 투입되는 예산이 부족해진 것이다. 실제 관련 예산은 법원읍에서 세운 700만 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법원읍이 2021년 움집 보수에 나섰지만 이후 관리의 지속성이 부족한 상황이다. 경기도로부터 관리권을 이관받은 파주시도 관리부실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관련해 파주시의 한 관계자는 “유적 공원 조성하면서 10억 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고 있으며 현재 신석기시대 발굴 요구를 복제해 재현한 것이기에 향토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지 못한 사연이 있다”라면서 “올해 5,0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전반적인 정비를 추진하겠지만 영구적이지 못한 요소가 있어 답답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재현시설임을 고려, 보수에 한계가 있어 장기적으로 관련 부서와 신중히 검토해 철거하는 방안도 고민하겠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당시 유적지 보존회 회원들과 법원읍 주민들은 향토 문화유산 지정 및 주차장과 화장실, 유적 공원임을 알리는 입간판 하나 없는 실정 등에 반발해 제대로 된 유적지나 공원 조성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파주 시민네트워크는 법원 대능리 신석기 유적을 파주시가 적극적으로 나서 운영과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파주 법원읍 대능리 신석기 유적 보전 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파주 시민네트워크의 김성대 대표는 “시민이 운영하고 관리하는 시립박물관’을 설립하고, 중요 유물이 위치한 곳에 안내판 설치, 공공장소에 유물에 관한 스토리를 담는 작은 전시관과 역사공원 조성 및 시민이 참여하고 운영하는 살아있는 에코박물관을 만들어 가겠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파주 시민네트워크는 파주시 공원과 파주시 문화예술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참여하는 파주 다율동 역사 공원 조성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해 보전 활동에 힘쓰고 있다. 또한, 법원 대능리 신석기 유적을 파주시가 적극적으로 나서 운영과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파주 법원읍 대능리 신석기 유적 보전 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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