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관 후임 인선을 놓고 청와대와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는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해 “즉각 재제청에 나서십시오”라는 공개 요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이 3주째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조 대법원장을 직접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같은 날 조 대법원장은 40개국 사법부 수장들이 참석한 국제회의에서 “사법권 독립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인선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양측의 메시지가 같은 날 맞물리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민주당은 이용우 대변인 명의의 서면브리핑을 통해 조 대법원장에게 대법관 재제청 절차를 즉시 진행하라고 촉구했다. 이 대변인은 “(대법관) 공백이 길어질수록 그 책임은 온전히 대법원장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조 대법원장은 더 이상 시간을 끌지 말고 대법관 추천위 의견을 존중해 즉각 재제청에 나서십시오”라고 밝혔다.
이어 “청와대가 재판받을 권리 침해를 우려하며 신속한 재제청을 요청한 지 3주가 다 돼간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조 대법원장은 국제행사 무대에서 사회적 약자 보호를 말하면서 정작 대법관 재제청에는 공식 입장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 이는 사법부 수장의 책무를 외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이 같은 메시지를 내놓은 날 조 대법원장은 제20차 아시아·태평양 대법원장회의 환영사에서 사법부 독립을 강조했다. 조 대법원장은 “사법 기능이 효과적으로 수행되기 위해선 사법부·입법부·행정부 사이 상호 존중과 협력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어떤 도전에 직면하더라도 사법권 독립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라며 “이는 사법부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수호하고 본연의 역할을 다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법부와 입법부, 행정부 사이의 협력은 각 기관의 고유한 책임을 존중하고 사법부의 독립을 보장하는 가운데 이뤄져야만 한다”라고 강조했다.

양측의 갈등은 노 전 대법관 후임 인선에서 시작됐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달 18일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후임 대법관으로 임명 제청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절차적 완결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새로운 후보자를 다시 제청해 달라고 요청했다. 기존에 추천된 다른 3명 가운데 재제청하라는 뜻도 내비쳤다.
반면 대법원은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를 새로 구성해 후보 추천 절차부터 다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달 28일 이재명 대통령의 제청안 반려 이후 3주째 이 문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청와대는 지난 11일에도 “최대한 신속히 재제청 절차를 진행해 주시길 바란다”라고 요청했다.
재제청을 요구하는 청와대와 민주당의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조 대법원장은 국제회의에서 ‘사법권 독립’을 강조한 상황이다. 대법관 후임 인선을 둘러싼 입장 차이가 계속되는 만큼 조 대법원장이 재제청 문제에 어떤 답을 내놓을지가 향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