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가 대법관 후보자 제청 과정 등을 확인하기 위해 긴급 현안질의를 예고한 가운데 조희대 대법원장이 끝내 불출석하기로 했다. 조 대법원장은 국회가 자신의 인사 제청권 행사와 대법원 전원합의체 회부 과정에 관해 증언을 요구하는 것은 삼권분립과 사법부 독립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진행 중인 인사의 구체적인 절차와 후보자 신상을 공개하는 일 역시 “부적절하다”라며 출석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8일 국회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오는 31일 예정된 전체회의에 참석하기 어렵다는 내용의 불출석 의견서를 제출했다.
법사위는 31일 대법관 후보자 제청 과정 등을 놓고 긴급 현안질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조 대법원장과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을 증인으로 채택해 출석을 요구한 상태다.
조 대법원장은 의견서에서 “국회가 대법원장의 헌법상 독립적 권한인 제청권 행사에 관해 증언하도록 하는 것은 삼권분립과 사법부 독립에 반하고, 대법원장에게 국회 출석·답변 의무를 부과하지 아니한 국회법 제121조의 취지와도 어긋난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현안질의 대상에 포함된 대법관 인사와 관련해서도 선을 그었다. 조 대법원장은 “현재 진행 중인 인사에 관해 대법원장이 구체적 인사 절차와 후보자의 신상에 관한 사항을 공개하는 것 역시 부적절하다”라고 밝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회부 사유에 관한 국회의 증언 요구에도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전원합의체 내부 논의와 합의 과정은 공개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어 관련 내용을 국회에서 설명하는 것 역시 헌법과 법률에 맞지 않는다는 취지다.
조 대법원장은 결국 “헌법과 법률을 준수해야 하는 입장에서 출석해 답변드리는 것은 어렵다는 점을 널리 양해해 주시길 바란다”라고 밝히며 불출석 방침을 공식화했다.
조 대법원장이 국회의 출석 요구를 거부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5월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파기환송 결정을 다루기 위해 법사위가 청문회를 열었지만 참석하지 않았다. 당시 대법원은 진행된 재판과 관련해 법관이 국회 청문회에 출석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지난해 9월 법사위 청문회에서도 같은 선택을 했다. 조 대법원장은 당시에도 불출석 의견서를 제출했고, 사법부 독립이 침해될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국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오는 31일 현안질의에서도 조 대법원장이 불출석 의사를 밝히면서 법사위가 요구한 대법관 후보자 제청 과정과 전원합의체 회부 사유에 대한 직접 답변은 이뤄지기 어렵게 됐다. 조 대법원장은 이번에도 헌법상 사법부 독립과 국회법을 근거로 출석 요구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