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에서 실종된 30대 여성 장 모 씨가 104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계기로 제주 치안에 대한 불안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제주는 10년째 범죄율 1위’, ‘매년 성인 1,000명이 실종된다’라는 주장까지 등장하면서 제주 전체가 위험하다는 인식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실제 통계를 살펴보면 제주가 인구 10만 명당 범죄 발생 건수에서 전국 1위를 기록한 것은 사실이지만 관광객 등 단기 체류 인구가 계산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으며, 지난해 제주 지역 성인 실종 신고 역시 786건으로 전국 신고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제주 인구 비율보다 낮았다.
제주 치안에 대한 논란은 최근 장 씨 사건을 계기로 더욱 커졌다. 장 씨는 지난 5월 실종 신고된 이후 100일 넘게 소재가 확인되지 않다가 장기 투숙했던 숙소에서 약 400m 떨어진 야자수 농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특히 최초 신고를 담당했던 경찰관이 장 씨와 연락이 닿았다는 취지로 신고자에게 알린 뒤 사건을 종결 처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초동 대응 문제가 불거졌다. 시신이 발견된 야자수 농장 주변에는 가로등과 CCTV 등이 설치되지 않아 방범 인프라와 수색 체계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사건 이후 온라인에서는 제주 치안과 관련한 각종 주장도 빠르게 퍼졌다. 대표적인 내용 가운데 하나가 제주에서 매년 성인 실종자가 1,000명에 달한다는 주장이다.
제공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접수된 성인 실종 신고는 7만 814건이며 이 가운데 제주 지역 신고는 786건이었다. 전체 인구에서 제주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1.3%인 반면 전체 성인 실종 신고에서 제주가 차지한 비중은 1.11%였다.
전국적으로 접수되는 성인 실종 신고의 상당수는 비교적 빠르게 종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정춘생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전국 가출인 실종 신고는 2022년 7만 4936이건, 2023년 7만 4,847건, 2024년 7만 1,854건, 지난해 7만 814건으로 집계됐다. 올해도 7월까지 4만 1,894건이 접수됐다.

지난해 신고를 기준으로 48.1%는 1시간 이내 해제됐으며 3일 이내에는 95.1%, 30일 이내에는 99.0%가 해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장 씨 사건에서 실종 신고 처리 과정의 문제가 드러나면서 신고 초기 단계에서 실제 소재와 안전을 확인하는 절차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주의 높은 범죄율을 둘러싼 통계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2024년 기준 제주 지역의 인구 10만 명당 범죄 발생 건수는 4,540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다만 해당 수치는 주민등록상 상주인구 약 66만 명을 기준으로 산출되는 반면 제주를 찾는 연간 1,38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저지르거나 피해를 본 범죄도 범죄 발생 건수에 포함된다. 하루 평균 약 3만 8,000명에 달하는 단기 체류자가 존재하지만, 범죄율 계산의 인구 기준에서는 이들이 제외돼 통계상 수치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위성곤 제주지사는 27일 경찰과 해경, 소방, 행정시 및 민간 안전단체 등이 참석한 대책 회의에서 “이번 문제는 경찰이 실종 신고를 접수받고 나서 2시간 반 만에 삭제 종결 처리하면서 커졌다. 경찰의 사건 처리에 문제가 있던 것”이라며 이번 사안의 원인을 짚었다.

이어 “이번 사건은 경찰의 실종신고 처리 절차가 무너진 시스템에서 발생했다. 평소에도 실종사건은 발생하고 있고 발생 건수도 평균치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면서 “그런데 마치 제주 전체의 안전 문제로 퍼지고 있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제주도는 사건을 계기로 예방부터 발견과 대응, 회복까지 연결하는 5대 전략을 마련하고 ‘제주형 안전망 구축’에 나섰다. 위험지역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기반 연안감시시스템 등 CCTV를 확대하고 현재 30일인 공공 CCTV 영상 보존 기간도 늘릴 방침이다. 주요 관광지에는 QR코드를 활용한 긴급신고 및 위치정보 제공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현재 국회에는 성인 실종 사건의 초기 대응과 관리 체계를 보완하기 위한 ‘실종성인법’ 4건도 계류 중이다. 장 씨 사건을 계기로 제주 경찰의 초동 대응과 치안 사각지대에 대한 개선 요구가 커진 가운데 단편적인 통계만으로 제주 전체의 안전 수준을 판단하기보다 실제 신고 및 범죄 통계의 구조와 함께 살펴볼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