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군사관학교 창설을 논의하는 첫 공청회에서 고성과 욕설이 쏟아졌다.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에 반대하는 동문들이 행사 진행과 정부 계획에 거세게 항의하면서 시작 전부터 장내가 술렁였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불참을 두고 “규백이 오라 그래”라는 고함도 터졌다. 찬반 참석자들의 충돌에 정치권의 비판까지 더해지며 사관학교 통합을 둘러싼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26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공청회에는 각 군 사관학교 동문들이 참석했다. 일부 참석자는 국방부 발표자료가 이미 알려진 내용이라며 설명을 생략하고 질의응답을 늘리라고 요구했다. 사회자의 착석 요청에도 항의는 멈추지 않았다.

찬반 참석자 사이에서는 험한 말까지 오갔다. 찬성 측에서 “깡패들이 와서 난장판이야”라는 말이 나오자, 반대 측은 “누가 깡패야, 이 XX야”라고 맞받았다.
공청회가 공식적으로 시작된 뒤에도 분위기는 가라앉지 않았다. 안 장관 대신 행사를 주관한 김홍철 국방정책실장이 “국군사관학교 창설은 단순히 학교 하나를 만드는 사업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방교육의 미래를 설계하는 국가적 과제”라고 설명하자 곳곳에서 야유가 터졌다.

박판준 육군사관학교 총동창회장은 국방부가 총동창회 인사말을 건너뛴 데 항의했다. 이후 마이크를 잡고 “현 정부가 국방안보를 파괴하는 사관학교 폐교 현장을 전달하는 시간”이라고 주장했다. 또 “사관학교 출신들은 울분에 차 있다”라며 “깡패는 여기서 울분을 토하는 분들이 아니고, 이 사관학교를 그냥 폐교하려는 정부가 깡패”라고 지적했다.
해군과 공군사관학교 동문들도 반대 의견을 냈다. 이범림 해군사관학교 총동창회장은 공청회 하루 전 통폐합과 기존 부지 내 기념관·기념비 조성 계획이 발표된 것을 두고 “통폐합을 기정사실화한 요식행위”라고 규정했다. 황성진 공군사관학교 총동창회장은 “정부가 사실상 방침을 정해놓은 것 아니냐”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객관적으로 들어봐도 왜 통폐합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라며 “통폐합 비용 2조 3,000억 원을 합동성 훈련에 투자하면 우리 군대가 세계 최고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도 “미래의 쿠데타를 할 세력이 이 자리에 와 앉아 있느냐. 쿠데타 할 수도 없지 않으냐”며 논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찬성 측은 합동성 강화와 미래전 대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학령인구 감소 등을 통합 필요성으로 제시했다. 반대 측은 군 정체성 약화와 공론화 부족 등을 문제로 꼽았다.
사관학교 통합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국정과제다. 국방부는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합친 4년제 국군사관학교를 대전 자운대에 세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첫 공청회부터 고성과 욕설이 오가며 반발이 표면화된 가운데 국방부는 의견 수렴을 거쳐 오는 10월 세부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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