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생 절차 폐지 결정으로 사실상 법정관리 종료 수순을 밟는 듯했던 홈플러스가 다시 한번 승부수를 던졌다. 법원이 회생계획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절차를 중단했지만, 이후 2,000억 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을 확보하는 데 성공하면서 즉시항고에 나선 것이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폐지됐던 회생 절차가 되살아날 수 있어 유통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이날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법원장 정준영·주심 박소영 부장판사)에 회생 절차 폐지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장을 제출했다.
즉시항고는 법원의 결정에 불복해 상급심 판단을 구하는 절차지만, 이번 사안의 경우 법원이 항고 이유를 타당하다고 인정하면 별도 상급심 판단에 앞서 기존 결정을 스스로 취소하는 이른바 ‘재도의 고안’ 절차도 가능하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 유동성 위기를 이유로 기업회생을 신청했고, 법원은 같은 달 회생 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이후 회생계획안 마련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관계인집회와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이 두 차례 연장됐다.
그러나 지난 3일 법원은 홈플러스가 제출한 수정 회생계획안의 실행 가능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결국 회생 절차를 폐지했다.

재판부는 당시 회생계획을 정상적으로 이행하려면 최소 2,000억 원 규모의 운영자금이 필요하지만, 이를 조달할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을 가장 큰 이유로 들었다. 다만 즉시항고 기간인 2주 안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한 뒤 항고할 경우 법원이 다시 판단할 수 있다는 여지는 남겨뒀다.
이후 홈플러스는 자금 확보에 속도를 냈다. 지난 16일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2,000억 원 규모 DIP(Debtor In Possession) 대출에 연대보증을 제공하기로 결정했고, 메리츠금융도 이를 전제로 자금 지원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법원이 요구했던 운영자금 조달 조건을 충족하게 되면서 즉시항고 절차를 밟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이번 즉시항고의 핵심은 회생계획 자체보다 자금 조달 능력을 입증했다는 점이다. 법원이 홈플러스의 항고를 받아들여 재도의 고안을 결정하면 폐지됐던 회생 절차는 다시 효력을 되찾게 된다. 이후 중단됐던 회생계획안 심리와 관계인집회 절차도 재개될 수 있다.
회생 절차가 다시 진행될 경우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도 새롭게 정해진다. 법정 최종 기한은 오는 9월 4일까지로, 법원은 이 범위 안에서 관계인집회 일정과 회생계획안 심리 일정을 다시 조율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운영자금 확보라는 최대 걸림돌이 해소된 만큼 법원의 판단이 향후 홈플러스 정상화 여부를 좌우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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