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가 40년 넘게 유지된 어르신 교통복지 제도 개편에 나선다. 1984년부터 이어져 온 65세 이상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를 현재의 고령화 환경과 이동 방식에 맞게 손질하는 것이 핵심이다.
단순히 기존 혜택을 확대하는 방식이 아니라 버스 이용이 많은 초고령층을 중심으로 지원 체계를 재설계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서울시는 무임승차 연령 조정과 버스 교통비 지원을 함께 검토하면서 교통복지의 방향을 생활권 이동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서울시가 제도 개편을 검토하게 된 배경에는 40여 년 사이 크게 달라진 사회 환경이 있다. 현행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는 1984년 전면 시행된 이후 지금까지 큰 틀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보건복지부 노인실태조사에서는 국민이 생각하는 노인 연령이 평균 71.6세로 조사됐다. 65세 이상 경제활동 참가율 역시 2000년 29.6%에서 2025년 40.7%까지 높아졌다. 서울시는 제도가 만들어질 당시와 현재의 고령층 생활 방식에 차이가 커진 만큼 새로운 기준을 논의할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
개편 방향은 지하철 중심 지원에서 버스를 포함한 생활권 이동 지원으로 무게를 옮기는 데 맞춰져 있다. 나이가 들수록 장거리 이동보다 병원과 시장, 복지관을 찾거나 지하철역까지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버스 이용 비중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버스 이용 비율은 65~69세 12.8%, 70~74세 16.0%, 75~79세 21.3%, 80~84세 26.9%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꾸준히 증가했다. 85~89세는 32.9%, 90세 이상은 37.8%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 교통 여건도 개편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근거 가운데 하나다. 서울 행정동의 평균 철도 접근시간은 10.3분이지만 20분 이상 걸리는 행정동은 23곳으로 조사됐다. 15~20분이 소요되는 행정동은 18곳, 10~15분은 65곳이었다.
지하철역 1곳이 담당하는 인구 역시 강남권은 2만 6,000명인 반면 강북권은 5만 6,000명으로 두 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서울시는 역세권 여부에 따라 교통복지 체감도가 달라지는 현실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재정 운용 방안도 함께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서울시는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70세로 단계적으로 조정하면 연간 약 572억 원의 운임수입 증가가 가능할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70세 이상 어르신의 월 15회 미만 버스 이용을 지원하는 데 필요한 예산은 연간 약 525억 원으로 예상했다.
확보되는 재원을 버스 교통비 지원에 활용하면 추가 세금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실제 이동 수요가 많은 초고령층에게 혜택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제도적 기반 마련도 시작됐다. 서울시의회는 지난달 ‘어르신 교통비 지원 조례’를 통과시켜 70세 이상 시민에게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교통비를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서울시는 앞으로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와 공청회를 열어 어르신과 전문가, 시민 의견을 폭넓게 수렴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번 개편이 기존 복지를 줄이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어르신 교통복지 개편은 기존 복지를 축소하자는 것이 아니라 지난 40년간 달라진 인구구조와 이동 방식에 맞춰 더 필요한 곳에 더 실질적인 지원을 하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당사자인 어르신과 시민,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세대 간 공감대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교통복지 모델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공청회에서 수렴한 의견을 토대로 세부 개편안을 마련한 뒤 구체적인 시행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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