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범죄 수사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오던 캄보디아가 최근 대한민국 정부의 범죄인 송환 요청에 응답한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인 73명의 한국 국적 범죄자들이 특별 전세기편으로 국내에 돌아온다. 이번 송환의 피의자들을 두고 이재명 대통령이 초국가범죄에 대해 ‘패가망신’ 수준의 강력한 처벌을 지시하면서 추후 유사 범죄에 대한 정책적 변화에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에 따르면 오는 23일 캄보디아 현지에서 검거된 피의자 73명이 특별전용기편을 통해 인천국제공항으로 전격 송환된다. 송환 대상에는 해외에서 수년간 로맨스 스캠과 보이스피싱 등으로 한국인을 속여온 핵심 사기 조직원들도 포함됐다. 국내에서 체포에 실패했던 주요 피의자들이 캄보디아 현지 수사망에 걸려든 것이다. 이에 22일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캄보디아 현지에 파견된 코리아전담반, 국가정보원, 현지 경찰 등 수사팀이 장기간 추적 끝에 거둔 성과”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송환의 배경에는 단순한 수사 협조 이상의 정치적 상황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과거 캄보디아 당국은 “우리는 범죄자를 보호하지 않는다”라고 하면서도 실질적 협조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캄보디아 내 범죄단지는 사실상 ‘비호 아래 운영되는 사기 산업’으로 알려졌고 규모는 연간 국내총샌산(GDP)의 절반에 달하는 125억 달러로 추정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 흐름이 급변했다. 중국 당국이 자국민 피해가 급증하자 캄보디아 정부에 강도 높은 단속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현지 최고 실세였던 훈 센 전 총리의 측근이자 범죄단지 운영자로 지목된 천즈 회장이 체포돼 중국으로 송환되면서 본격화됐다. 국제적 시선과 중국의 직접 개입이 겹치면서 캄보디아는 기존처럼 범죄조직을 비호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의 외교 전략도 송환 성과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한국은 현재 캄보디아에 가장 많은 공적개발원조(ODA)를 제공하고 있다. 동시에 국내에 거주 중인 캄보디아인은 6만 명이 넘는 만큼 일각에서는 양국 간 밀접한 관계를 바탕으로 한 외교적 압박과 설득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라고 풀이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대규모 송환 조치에 대해 강도 높은 메시지를 보냈다. 2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그는 “국민 안전을 위협하고 민생을 파괴하는 초국가범죄는 국내외를 불문하고 반드시 처벌된다는 점을 확실히 보여주도록 조치하라”라고 지시했다. 특히 민정수석실을 향해 “대한민국 국민을 가해하면 국내든 국외든 패가망신한다는 점을 확실하게 보여달라”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캄보디아 송환 사례를 신호탄 삼아 초국가범죄를 향한 범정부적 대응 수위를 한층 끌어올릴 방침이다. TF를 필두로 수사·외교·정보망을 촘촘히 엮는 협업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범죄수익 환수까지 빈틈없이 추적하겠다는 의지다. 한때 범죄자들의 안식처로 불렸던 캄보디아의 전격적인 태도 변화는 정교한 외교 전략과 국가 차원의 강경 메시지가 맞물려 끌어낸 값진 ‘외교적 압승’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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