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하버드대학교가 데이터 조작 의혹을 받은 스타 교수 프란체스카 지노의 테뉴어(교수 정년보장)를 취소하고 면직 처분을 내리며 학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미국 대학교수협회(AAUP)와 미국대학 협회(AAC)가 1940년 학문의 자유 보호를 위해 테뉴어 원칙을 공식화한 이래 80여 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27일(현지 시각) 미국 주요 언론들에 따르면 하버드 경영대학원은 행동과학 분야의 유명 학자인 지노 교수를 데이터 조작 혐의로 해고 조치했다. 이는 18개월에 걸친 조사 후 학문적 부정행위를 저질렀다고 판단한 것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지노 교수는 테뉴어를 박탈당하고 캠퍼스 출입과 명예 교수 자격까지 모두 박탈당했다.
지노 교수는 1978년생으로 2010년 하버드 경영대학원에 부임해 명성과 영향력을 쌓아왔다. 특히 정직성과 윤리적 행동에 관한 연구로 주목받으며 2018~2019년 기준 연봉 100만 달러(약 13억 원)를 받는 최고 연봉 교수진 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데이터 검증 블로그인 ‘데이터 콜라다’를 운영하는 3명의 교수와 행동 연구자는 2018년 지노 전 교수가 공저로 이름을 올린 논문의 일부 데이터가 조작됐다고 주장을 제기했다.

해당 논문은 당시 지노 교수가 공저자로 이름을 올린 논문 중 일부가 조작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2019년 철회됐다. 데이터 콜라다는 지노 전 교수가 공저로 있는 3편의 논문에서도 데이터 조작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하버드 측은 2023년 7월 테뉴어 검토를 공식 개시했고 결국 이번 해고 결정에 이르렀다. 지노 교수는 혐의를 부인하며 “학문적 사기를 저지른 적 없다”라고 입장을 전하며 2023년 8월 하버드대, 다타르 학장, 데이터 콜라다를 상대로 2,500만 달러(약 342억 원) 규모의 명예훼손 및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지노 교수 측은 “하버드대가 데이터 조작 의혹 제기 이후 새롭게 고용 정책을 도입해 자신을 표적으로 삼았다”라고 언급했다. 법정 공방에서는 일부 엇갈린 판단이 내려졌다. 미국 연방지방법원은 지난해 9월 지노 교수의 명예훼손 청구를 기각했지만, 하버드의 내부 규정 위반에 따른 부당 징계 주장에 대해서는 본안 심리를 허용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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