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 일본서 열풍 불어
해로운 중금속 체외로 배출
숙취 해소에도 효과적

한국의 대표적인 식재료 중 하나인 미나리가 일본에서 새로운 인기를 얻고 있다. 도쿄 신오쿠보 한인타운을 비롯해 일본 내 다양한 지역에서 미나리를 찾는 일본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특히 삼겹살과 함께 구워 먹는 미나리 삼겹살이 주목받고 있다.
일본의 주요 방송 프로그램에서는 미나리의 매력을 소개하며 대중의 이목을 끌었고, 이에 영향을 받아 현지 음식점들에는 미나리 요리를 맛보려는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다. 최근 일본 TBS의 TV 프로그램 ‘히루오비’는 미나리가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미나리를 삼겹살과 함께 구워 먹는 ‘미나리 삼겹살’ 메뉴가 인기라고 전했다.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한 일본인 시식단은 미나리 삼겹살을 시식한 후 “미나리의 상쾌한 향과 맛이 삼겹살의 풍미를 한층 돋보이게 해준다”라고 이야기했다. 미나리가 인기를 얻자 이를 판매하는 식당도 자연스레 증가했다.

현지 맛집 사이트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 도쿄에서 미나리 찌개를 판매하는 식당 수는 4.2 배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본 내 미나리 도매가격도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 2023년 기준 미나리 출하액은 4억 8,000만 엔(약 46억 2,000만 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사상 최고치다. 이러한 미나리 인기는 한류 열풍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삼겹살과 최고의 궁합을 자랑하는 미나리는 맛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이로운 식재료다. 미나리는 체내 독소 배출에 도움을 주는 채소로 잘 알려져 있으며 미나리에 함유된 쿠마린과 플라보노이드 같은 성분이 간 해독 효소를 활성화해 해독에 효과적이다.
특히 미나리는 납과 카드뮴 등 인체에 해로운 중금속을 체외로 배출하는 기능이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미나리의 해독 성분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가열하지 않고 섭취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열을 가하면 파괴되기 쉬운 비타민과 미네랄이 생으로 먹을 때는 거의 손실되지 않기 때문이다. 미나리는 세척한 뒤 샐러드에 넣거나 쌈 채소로 곁들이기에 좋다. 초고추장에 살짝 무쳐 초무침으로 즐겨도 되며 이때 참소라, 문어, 주꾸미 등의 숙회와 함께 내면 풍미는 물론 영양 흡수율도 높일 수 있다.
미나리는 숙취 해소에도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지난달 6일 전주농생명소재연구원은 이들이 진행한 인체 적용 시험에서 미나리 추출복합물을 섭취한 사람들의 혈중알코올농도와 아세트알데히드 농도가 유의미하게 낮아졌으며 발한, 떨림, 위장장애, 구역질, 현기증 등의 주요 숙취 증상에서도 개선 효과가 관찰됐다고 밝혔다. 해당 실험은 만 19세 이상~40세 이하의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진행된 인체 적용 시험 결과다.

특히 알코올 섭취 후 15시간이 지난 시점에서의 급성 숙취 평가에서도 뚜렷한 개선이 나타나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과학적 근거를 확보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미나리가 단순히 맛을 더하는 재료를 넘어 건강을 고려한 식재료로 자리 잡는 이유를 설명해 준다.
이러한 미나리를 알맞게 섭취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미나리 해독 주스를 만들어 마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미나리를 물과 함께 갈아 주스로 마시면 해독과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되는데 사과나 파인애플, 레몬즙을 함께 넣으면 미나리 특유의 향이 중화돼 부담 없이 섭취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미나리는 복어탕에 넣어 독성을 중화시키는 식문화에서도 사용됐으며 동의보감에서는 갈증 해소와 주독 제거, 대소장 건강, 황달과 부인병에 좋은 약용식물로 기록돼 있다. 하지만 미나리를 안전하게 섭취하려면 주의 사항도 필요하다. 생으로 섭취할 때는 식초 물이나 베이킹소다를 푼 물에 5~10분 정도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헹궈 농약 잔류를 제거하는 것이 좋다.
현대 연구 결과와 전통 지식이 맞닿아 있는 식재료라는 점에서 미나리는 단순한 나물이 아닌 기능성 채소로서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이처럼 미나리는 맛과 건강을 모두 만족시키는 다재다능한 식재료로 한국을 넘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전통과 과학이 만난 미나리의 가치가 앞으로도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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