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지가 알츠하이머병, 암, 당뇨병 등 다양한 질환의 조기 진단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귀지에 포함된 화학물질이 인체 대사 변화를 장기간 반영하기 때문이다.
29일 BBC에 따르면 귀지는 피지샘 분비물에 죽은 피부 세포, 모발 등이 섞여 만들어지며 외이도 청결과 병원균 방어 역할을 한다. 유전자 ‘ABCC11’에 따라 습성·건성으로 나뉘는데, 과거 연구에서는 유방암과의 상관성이 지적되기도 했다.

최근 귀지의 화학 조성에 주목한 연구들이 활발하다. 메니에르병 환자의 귀지에서는 특정 지방산이 비정상적으로 낮게 검출돼, 기존보다 빠른 진단이 가능해졌다. 희귀질환인 메이플시럽뇨병 역시 귀지에서 특이한 향을 내는 ‘소톨론’으로 조기 감지할 수 있다.
브라질 고이아스연방대 연구진은 귀지 내 유기화합물 27종을 분석해 암 환자를 100% 정확도로 구분하는 ‘세루메노그램’을 개발했고, 실제 병원 진단에도 활용 중이다. 미국 연구팀은 귀지를 활용한 메니에르병 휴대용 진단키트 상용화도 준비 중이다. 귀지는 혈액이나 소변보다 질병의 장기적 징후를 더 잘 반영할 수 있어 미래의 ‘건강 신호등’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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