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정비창 전면 1구역
포스코이앤씨 vs HDC현산
예상 공사비 9,558억 원

총사업비만 1조 원에 달하는 서울 도심 재개발의 ‘마지막 대어’로 불리는 용산정비창 전면 1구역을 두고 포스코이앤씨와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이 정면 승부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총공사비가 9,558억 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에 두 건설대기업이 맞붙으면서 향후 용산권역 개발 지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40-641번지 일대에 위치한 용산정비창 전면 1구역 재개발 조합은 이날 시공사 입찰을 마감했고, 포스코이앤씨와 HDC현산이 약 1,000억 원 규모의 입찰 보증금을 각각 납부하고 응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단독 입찰에 따른 유찰 없이 경쟁 입찰이 성사됐고, 향후 조합원 설명회를 거쳐 오는 6월 중순 최종 시공사를 결정할 방침이다.

두 기업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해당 사업지는 서울 중심부의 교통 요지이자 서울시가 추진하는 용산 국제업무지구 마스터플랜의 수혜지로 꼽힌다. 지하철 1호선·경의·중앙선·KTX가 지나는 용산역과 4호선 신용산역이 모두 도보권에 있으며, 총 7만 1,901㎡의 부지에 지하 6층~지상 38층 규모의 고층 빌딩 12개 동이 들어설 예정으로 확인됐다.
이 사업은 아파트 777가구, 오피스텔 894실, 상업 및 업무시설로 구성된 복합개발 프로젝트로, 입지·규모·상징성 측면에서 ‘서울 마지막 재개발 금싸라기’로 통한다. 이에 두 건설사는 이번 입찰 전부터 수주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며, 조합원 설득을 위한 물밑 경쟁에 들어간 상태로 알려졌다.

이날 입찰에서 투찰금액으로 9,099억 4,400만 원을 제시한 포스코이앤씨는 조합 예정 공사비보다 약 945억 원 낮은 공사비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실제로 포스코이앤씨가 제안한 투찰 금액은 조합이 제시한 예정 총공사비(9,558억 원)보다 459억~945억 원가량 낮다. 특히 최근 정비사업 업계에서 민감한 이슈로 떠오른 공사비 물가 상승에 대해 20개월 유예 조건을 제시해, 조합원들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전략도 함께 강조했다.
포스코이앤씨에 따르면 해당 사업에 자사의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인 ‘오티에르’를 적용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사측은 ‘크라운 타워’와 스카이워크 브리지를 통해 한강 조망과 상징성을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크라운 타워’는 한강의 물결을 형상화한 곡선형 외관을 특징으로 하며, ‘에테르노 청담’에 적용된 독일 프리미엄 창호 브랜드 슈코(Schüco)의 와이드 프레임 창호를 도입해 입주민 전원에게 한강 조망권을 제공한다.

더하여 포스코이앤씨는 앞서 서울 ‘여의도 파크원’, ‘더현대 서울’과 부산 ‘엘시티’ 등 대규모 고층 복합건물을 시공한 경험이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실제로 포스코이앤씨는 인천 송도 국제업무지구와 서울 세운지구 등에서도 복합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이에 대해 사측은 “탄탄한 시공 이력과 수익 구조, 프리미엄 설계를 통해 랜드마크 단지를 구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스코이앤씨에 맞서는 HDC현산 역시 만만치 않은 전략을 내세웠다. HDC현산은 용산 지역에서의 오랜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용산역 일대를 ‘HDC용산타운’으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는 뉴욕의 허드슨야드, 도쿄의 롯폰기힐스를 모델로 삼아 용산을 글로벌 복합 상권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포부다. 특히 한강 변에서 가장 긴 330m 규모의 ‘스카이라인 커뮤니티’와, 지상 115m 상공에서 한강을 360도 조망할 수 있는 ‘하이라인 커뮤니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이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초대형 스카이 커뮤니티 구조물로, 고급 주거단지로서의 상징성을 높이기 위한 설계로 파악됐다.

여기에 HDC현산은 글로벌 럭셔리 호텔 브랜드인 ‘파크 하얏트(Park Hyatt)’ 유치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전 세계 주요 도시에만 들어서는 파크 하얏트가 입점하게 될 경우, 용산의 프리미엄 위상은 한층 격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상업시설은 100% 지상 개방형 스트리트몰로 구성돼 상권 활성화와 유동 인구 유입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을 강조했다.
한편, 두 건설사가 맞붙고 있는 용산정비창 전면 1구역이 포함된 용산 국제업무지구는 약 50만㎡에 이르는 대규모 철도 정비창 부지에 업무, 주거, 여가 기능이 융합된 수직 도시를 조성하는 서울시 핵심 프로젝트다.
앞서 서울시는 해당 지역을 강남을 잇는 제2 업무중심지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공식화라기도 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금리와 공사비 부담 등으로 정비사업 수주가 위축되는 분위기지만, 용산정비창 전면 1구역은 상징성과 미래가치를 모두 갖춘 만큼 건설사들의 ‘승부수’가 집중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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