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글로벌 철강업계 1위 기록
강도 높은 쇄신과 조직 개편
최초 여성 부사장 배출
포스코가 15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로 선정되며 글로벌 철강업계에서 독보적 입지를 재확인했지만, 내부적으로는 대대적인 쇄신과 조직 개편이라는 ‘칼바람’을 맞고 있다. 글로벌 철강사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음에도, 실적 부진과 연이은 안전사고, 조직 기강 약화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포스코는 강도 높은 변화를 선택했다.
포스코는 WSD의 글로벌 철강사 경쟁력 평가에서 2010년부터 올해까지 1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이는 23개 평가 항목에서 기술력, 생산성, 지속가능성 등에서 압도적 우위를 입증한 결과이다. 미국 뉴코(Nucor), 일본제철, 아르셀로미탈, 중국 바오우스틸 등이 뒤를 이었으나 포스코의 독주는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 포스코는 지난 4월 세계철강협회로부터 3년 연속 지속가능성 최우수 멤버로 선정됐고, 10월에는 스틸리 어워드에서 기술혁신, 커뮤니케이션, 교육·훈련 부문 최고상을 받으며 글로벌 철강 리더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하지만 이러한 대외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포스코(철강)와 포스코퓨처엠(이차전지 소재)의 실적 부진, 그리고 연이은 안전사고와 노조 사업 위기 등의 내부 문제들은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장인화 회장 체제에서 처음으로 단행된 정기 임원 인사에서 7개 계열사 대표를 교체하며 쇄신에 나섰다. 임원 규모는 전년 대비 15% 축소되었으며, 승진 인원도 30% 이상 줄었다. 세대교체를 위해 1963년생 이전 임원들이 물러났고, 1970년대생 리더들이 대거 발탁되었다. 신임 포스코 대표로는 이희근 설비강건화TF팀장이 선임되었고, 포스코퓨처엠 대표로는 엄기천 에너지소재사업부장이 임명되었다. 이희근 신임 대표는 포항제철소 안전환경본부장과 포스코엠텍 사장을 역임한 인물로 비수익 사업 구조조정과 설비 강건화라는 중책을 맡아 안전사고를 방지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엄기천 대표는 이차전지 소재 사업의 안정성과 성장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된다.
포스코그룹의 대대적인 인사는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부문의 실적 부진에서 시작됐다. 올해 3분기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9.8% 감소한 4,380억 원을 기록했고, 포스코퓨처엠은 96.3% 급감한 14억 원에 머물렀다. 여기에 중국산 저가 철강의 유입, 국내 건설 경기 악화, 전기료 인상, 전기차 수요 둔화 등 외부 환경까지 겹치며 경영 압박이 가중되었다.
설상가상으로 포항제철소에서는 파이넥스 3공장의 화재 사고가 연이어 발생해 안전 문제까지 부각됐다. 장 회장은 사고 직후 사내 메일을 통해 “근무 기강이 느슨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졌다”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안정’보다 ‘쇄신’을 선택한 이유는 조직 기강을 확립하고 새로운 리더십으로 위기 극복을 이끌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번 인사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는 여성 임원들의 약진이다. 신규 임원 45명 중 11%가 여성으로, 진영주 포스코 환경에너지기획실장, 안미선 포스코이앤씨 구매계약실장 등 5명이 신규 선임되었다. 특히 이유경 포스코 홀딩스 경영지원팀장은 포스코그룹 최초 여성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포스코 구매투자본부장에 임명됐다.
포스코그룹은 이번 인사와 함께 의사결정 단계를 단순화하는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기존 ‘총괄제’를 ‘본부제’로 전환하며, 미래전략본부와 사업시너지본부를 중심으로 조직을 효율화했다. 또한, 원자력협력추진TF팀, 인도PJT추진반, 호주핵심자원연구소를 신설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철강 조업 안정화를 위해 고로안정화TF팀을 신설했으며, 보건·안전·환경 기능을 사장 직속으로 이관해 안전 관리 체계를 강화했다. 디지털 전환(DX)과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조직적 기반도 마련 중이다.
15년 연속 세계 1위라는 외부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포스코는 내부 쇄신과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장 회장의 강도 높은 쇄신은 안전과 지속가능성, 미래 경쟁력 확보라는 장기적 비전을 담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직원 인사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조직 안정화를 통해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1위 철강의 제왕’으로 불리던 포스코가 새로운 리더십과 조직 체제로 위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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