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선불 충전 서비스 재개
네이버, 카카오, 토스 시장 경쟁 가열
지난해 9월, 전자금융업법 개정돼
선불전자지급수단 서비스 이용 규모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22년 상반기에는 8,016억 9,000만 원으로 집계되었던 규모가 2024년 상반기에는 1조 1,519억 9,000만 원으로 급증했다. 2년 사이 43%가량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쇼핑의 일상화와 이에 따른 이커머스 시장의 발달로 간편 결제를 즐기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선불전자지급수단은 이용자가 특정 플랫폼에서 결제나 송금을 위해 계좌나 카드 등에서 미리 자금을 선불금 형태로 충전해 놓고 사용하는 전자금융 수단을 일컫는다.
선불금 충전이 많다는 것은 플랫폼에서 돈을 쓰겠다는 충성 고객층이 많다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다. 즉, 플랫폼에 대한 충성도를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지표로 활용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서 최근 여러 플랫폼에서 선불전자지급수단 서비스를 개시하거나 고객층 확대를 위해 혜택을 강화하는 등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네·카·토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의 경쟁이 치열하다. 선불충전금 운용 현황에 대한 지난해 3분기 각 사 공시에 따르면 카카오페이가 5,698억 원, 네이버페이가 1,417억 원, 토스(비바리퍼블리카)가 1,388억을 기록했다.
네이버페이는 인프라 선점의 우위를 기반으로 소비자가 받는 혜택을 강화했다. 네이버페이는 타사에 비해 높은 적립금과 포인트를 지급한다. 카카오페이는 고정적인 포인트 지급이 이루어지지 않지만, 네이버 쇼핑 내에서 ‘Npay’ 표시가 붙은 상품을 구매하면 조건 없이 1% 적립이 이루어진다. 업계에 따르면 모회사인 네이버의 쇼핑 플랫폼에서 나는 수익으로 혜택을 강화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카카오페이는 「00 없이도」라는 카피를 이용해 자사의 서비스를 홍보하고 있다. 상대방의 계좌번호 없이 카카오톡으로 바로 송금이 가능하고, 멤버십 카드가 없어도 카카오페이 바코드로 멤버십을 자동 적립할 수 있는 등 편의성에 기반을 둔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자신문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토스는 신규 선불전자지급수단 ‘토스페이머니’ 베타 서비스를 내달 선보일 예정으로 전해졌다. 토스는 지난 2021년 선불충전금 서비스 ‘토스머니’의 운영을 중단하고 청소년 고객인 ‘틴즈’를 대상으로 선불 충전식 카드 ‘유스카드’만을 운영해 왔다. 그러나 토스페이머니 도입과 함께 선불 충전식 결제 방법을 추가하면서 관련 서비스를 중단한 지 4년 만에 이를 재개하게 됐다.
이에 따라 토스는 간편결제 서비스 편의성을 고도화할 것으로 전망되며, 연계 혜택을 통해 결제시장 시너지를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즉, 토스가 성인 대상으로 토스페이머니 충전 한도를 높이고, 간편결제를 연계한 혜택을 제공해 선불충전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으로 해석된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페이 등 플랫폼의 장단점을 비교하며 자신이 선호하는 업체를 추천하며 선불충전금 방식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선불충전금? 저런 거 하지 마세요.”라며 최근 있었던 티몬·위메프 사태를 언급하면서 선불 충전 서비스 운용의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는 등 부정적인 반응도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선불 충전 서비스 시장의 규모는 계속해서 커질 전망이다. 이는 선불전자지급수단 사업에 많은 업체들이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당근마켓과 CU 또한 그 예이다. 당근마켓은 2021년 11월 제주에서 첫선을 보인 ‘당근페이’를 이듬해 2월, 지역을 넓혀 확대 시행했다. 2023년 9월에는 편의점 업체인 CU 또한 ‘CU 머니’를 출범하면서 본격적으로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편, 간편결제와 선불충전금 방식으로 인한 편리함이 증가한 만큼 이용자들의 피해 또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제2, 제3의 ‘머지포인트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머지포인트 사태는 할인 애플리케이션이었던 머지포인트의 서비스 축소로 인해 발생한 사태를 일컫는다. 머지포인트는 상시 판매가 아닌 게릴라 형식으로 바우처형 상품을 최소 20%의 할인율로 판매하여 이용자로 하여금 대량 선불 결제를 유도했다. 그러나 이 대량 할인 이후 2021년 8월 현행 법령에 따른 축소 운영을 발표하며 가맹점 백여 곳 중 대부분의 가맹을 일방적으로 해지했다.
결국 해당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던 업체인 머지플러스는 1,000억 원대의 환불금을 감당하지 못했다. 검찰에 따르면, 머지포인트 사태의 피해액은 751억 원, 머지포인트 제휴사 피해액은 253억 원이었다.
이에 지난해 9월부터 전자금융거래법(이하 전금법)이 개정되었다. 기존에는 모바일 상품권을 ‘1개 업종에 사용하는 경우’로 정의하여 선불전자지급수단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했으나, 개정안은 해당 요건을 폐지하여 대부분의 모바일 상품권이 충전금을 보호하도록 규제를 강화했다.
또한, 개정된 전금법에서는 환급과 별도 관리, 사전 고지 등의 의무와 관련된 조항을 추가하였다. 금융감독원은 이에 대해 “이용자에게 불리하게 가맹점을 축소하거나 이용 조건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전액 환급이 가능하니 실제 이용 중인 선불 약관 등에 기재된 사항을 확인해 달라”라는 당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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