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험을 위해 침묵 유지”
사교육 지출 문화 꼬집어
의대 증원 후 처음으로 치러진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정시로 의대에 입학하려면 국어·수학·탐구 원점수가 300점 만점에 276점 이상이 돼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외신 역시 한국의 수능을 주목했다.
지난 14일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긴장감과 간절함이 교차한 이날의 한국 사회 모습을 외신이 보도한 것이다. 이에 대해 영국 BBC 방송은 이날 서울발 기사에서 수능을 한글 음가대로 ‘Suneung’이라고 표기하며 “전국적으로 50만 명의 학생들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험을 치렀다”라고 밝혔다.
이어 BBC는 영어 듣기 평가가 진행되는 동안 소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항공기는 통제되고, 버스와 택시는 경적을 울리지 말 것을 권고받는다며 이에 따라 이날도 “짧은 침묵이 한국 전역을 뒤덮었다”라고 보도했다. 여기에 최근 발매된 로제와 브루노 마스가 함께 부른 ‘아파트’가 이른바 올해의 ‘수능 금지곡’이 된 배경을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BBC는 이 노래의 중독성 때문에 집중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 수험생들은 ‘아파트’의 멜로디를 “두려워했다”라고 부연했다. 이어 BBC는 “많은 사람은 수능을 수년간 받은 정규교육의 ‘정점’이자 대학 진학, 직업·사회적 지위를 결정하는 전환점으로 본다”라며 따라서 수능을 방해하는 요소라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여기에 AFP 통신도 이날 서울발 기사로 수능일 풍경을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AFP 통신은 이날 수험생 자녀를 둔 부모들이 교회나 절을 찾아 자녀를 위해 기도했으며 영역별 시험 시간에 맞춰 국어 영역에서는 ‘지문을 명확히 읽을 수 있게 해달라’, 수학 영역에서는 ‘계산을 수월히 할 수 있게 해달라’며 구체적인 기도의 사유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어 일부 부모는 절을 찾아 108배를 올렸다며 이는 “(시험을 보는 자녀가) 차분하고 평온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기도하는 것”이라는 서울 봉은사 주지인 원명 스님의 설명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AFP는 교회를 직접 찾아갈 수 없는 부모를 위해 유튜브로 라이브 기도회가 열리기도 했다며 여의도순복음교회 등의 사례도 소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외신이 한국의 수능에 주목하는 이유는 수능일 나라 전체가 학생들이 시험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일시 멈춤’하는 문화를 신기하게 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해 미 블룸버그 통신은 <한국, 연례 입학시험 셧다운에 대비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낸 바 있다.
당시 블룸버그는 “목요일(수능일)에는 전국 학생들이 매우 중요한 대학 입학시험을 보기 때문에 한국의 많은 영역이 멈추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기업들은 학생들이 시험장에 가는 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업무 시작을 늦추고, 주식·외환 시장 거래 (시작) 시점도 오전 10시로 한 시간 늦춰진다. 시험에 지각하는 학생을 돕기 위해 경찰이 배치될 것”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여기에 한국에서 수능일에 벌어지는 풍경을 두고 “명문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대기업에 취업하기 위한 필수 경로로 여겨지는 한국에서는 수능이 매우 중요한 행사”라고 원인을 밝히기도 했다. 다만, 대부분의 외신이 한국에서 보이는 사교육 문화를 꼬집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수험생의 가족이 사교육에 큰돈을 지출하고 있으며, 2022년 사교육비 가계 지출이 전년 대비 11% 증가한 26조 원(199억 달러)을 기록했다는 정부 통계를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 따르면 이런 막대한 지출은 가계지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규모로 알려졌다.
한편, 15일 종로학원은 수능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주요 대학의 정시 합격선 추정 점수를 발표한 것으로 확인됐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의대의 경우 서울·경인권 의대가 285점 이상이며 지방권 의대가 276점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수능 직후 발표된 의대 정시 합격선 추정 점수는 서울·경인권 283점 이상, 지방권 273점 이상이었던 수치에서 최대 3점 이상 상승한 것이다.
이에 대해 종로학원 “올해 국어와 수학 모두 전년보다 쉽게 출제돼 인문·자연 모두 원점수 합격선이 상승했고, 사탐이 다소 어려워 인문이 자연보다 상승 폭이 낮았다”며 “올해 상대평가 과목에서는 국어보다 수학이 중요하고, 탐구 영역이 당락의 중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2025학년도 수능이 의대 증원으로 2004학년도 이후 21년 만에 가장 많은 N수생이 수능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어와 수학의 변별력이 약화한 상황에서 고득점 동점자가 밀집할 것으로 전망된다.
댓글1
김진성
한심한일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