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 코원 플레이
1996년 거원시스템
2023년 상장폐지로 퇴출
한때 강동원, 소지섭 등의 광고모델을 기용하며 국내 MP3 시장을 장악했던 IT기업의 근황이 전해져서 화제다. 이는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 뛰어난 음질 하나로 탄탄대로를 걷던 코원 플레이다.
코원 플레이는 LG전자 연구소 출신인 박남규 前 사장이 서울대학교 동창인 정재욱 前 미국 법인장과 동업하여 1996년에 거원시스템을 창업하면서 시작됐다. 설립 당시 소프트웨어 회사였던 거원시스템은 거원 제트 오디오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지자 오디오 사업에 뛰어들었다.
거원 제트 오디오는 한때 일본 NEC의 PC에도 번들 프로그램으로 나갈 정도로 큰 인기를 자랑했다. 이에 오디오 사업에서 기회를 엿본 거원시스템이 MP3 시장에 뛰어들면서 중견 업체로 성장했다. 코원 플레이는 당시 ‘아이 오디오(i-Audio)’를 선보이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아이 오디오는 음질과 내구성, 배터리 지속성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비슷한 시기 출시된 아이리버와 함께 시장을 선도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6년 말에 출시한 지상파 DMB 겸용(옵션) MP3 플레이어인 D2가 대박을 터트렸고, 그 이후 PMP 시장에서 제조사 브랜드 선호도 1위를 안겨준 O2, S9 같은 기기들도 선전하면서 마니아층 이외에 대중을 사로잡으면서 점유율을 높여나갔다.
이후 MP3 플레이어와 PMP 외에도 모바일 인터넷 콘텐츠 사업을 영위하면서 DRM 없이 영화와 애니메이션, 오디오북을 판매하기도 했다. 다만, 코원 플레이의 전성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이는 2010년대부터 스마트폰의 대중화가 시작되면서 MP3 플레이어와 PMP 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코원 플레이는 사업 다각화를 모색했다. 지난 2011년 안드로이드 기반의 기기를 내놓고, 스마트폰 액세서리도 내놓고, 자동차용 블랙박스도 내놓는 등 제품의 범위를 넓힌 코원 플레이는 위기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했으나 블랙박스를 제외하고는 사업 성과가 좋지 못했다.
설립 이후 2010년까지 단 한 번도 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던 코원 플레이가 2011년 전년 대비 55.5%가 하락한 54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 당기순손실은 117억 원으로 사상 최초의 적자 사태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3년 뒤인 2014년 1분기 흑자로 전환하며 반등을 꾀하는 듯했다.
이는 코원 플레이가 스마트폰이 보급된 이후에도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었던 공군과 해군 병이나 학습에 방해가 되는 스마트폰을 멀리하려는 공시생의 수요에 의지하며 PMP 사업을 근근이 꾸려나감과 동시에 블랙박스 사업을 영위했기 때문이다.
다만, 군내 휴대전화 전면 허용과 PMP 인강 다운로드 서비스의 종료로 인하여 코원 플레이는 PMP 사업을 접어야 했다. 그러나 코원 플레이의 대표적인 MP3 플레이어 브랜드 아이 오디오는 2005년 처음 이후 2019년까지 출시를 이어갔다.
이어 지난 2016년 코원이 중국 모바일 게임업체 신스타임즈에 인수되면서 기존 디지털 기기에서 모바일 게임으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이 시기 코원이 분사돼 DAP 사업을 영위하기도 했다. 또한, 코원 플레이는 지난 2020년도까지 여러 가지 사업 시도를 이루어나갔다.
앞서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에어샵(air#)’ 브랜드 이름으로 마스크 사업을 영위했던 코원은 코로나19 시기에 품절 대란이 있던 KF94 일회용 마스크부터 패션 마스크, 방수 마스크, 필터 교체형 마스크, 자외선 차단용 마스크 등 각양각색의 마스크를 판매했다.
이어 중국의 버스 기업 옌타이 수치의 전기 버스를 수입해 오는 코원 모빌리티 사업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2000년대 MP3 시장을 주름잡았던 코원 플레이는 지난해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주식시장에서 퇴출당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는 지난 2003년 7월 코원 플레이가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지 20년 만으로 알려져 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당시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 본부는 코원 플레이를 상장 폐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21년 1월 4일부터 2년이 넘도록 거래정지에 묶여 주주들의 애를 태워 왔던 코원 플레이가 주식시장에서 퇴출당하면서 2년간 묵묵히 기다렸던 주주들은 회사를 향해 원성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 시기 코원 플레이는 서울회생법원에서 진행 중이던 회생절차도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MP3·PMP, 블랙박스, 모바일 게임 순으로 눈을 돌리며 코원 플레이의 대주주가 여러 번 바뀐 것에 따른 몰락으로 보인다.
실제로 코원 플레이의 사명은 ‘코원시스템→신스타임즈→네스엠→씨오더블유오엔→코원플레이’로 변경되는 등 수난이 지속되기도 했다. 이에 지난 2022년 3분기 매출액이 1억 7,470만 원에 그치면서 ‘분기 매출액 3억 원 미달’로 상장폐지 사유가 추가되는 등 악재의 연속을 겪어왔다.
다만, 현재까지 코원은 MP3 플레이어와 멀티미디어 기기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으며, 과거 ‘명가’로 불렸던 코원답게 음원에 대한 관심을 놓치지 않고 지켜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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