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아 있는 시간 길수록 치매 발병 위험
12시간 앉아 있는 사람 발병률 1.63배
앉아서 스마트폰, 목 통증 일으켜

최근 사람들은 일할 때, TV 시청할 때 등 많은 시간을 앉아서 보낸다. 하지만 이러한 좌식 행동이 질병을 유별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의 하루 좌식 행동 시간이 2018년 8.3시간에서 2023년 9시간으로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청소년건강행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의 경우 하루 평균 11시간 이상 앉아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평일에 학습 이외의 목적으로 앉아 있는 시간이 2017년 2.6시간에서 2023년 3.4시간으로 올랐다.
다만, 최근에는 이러한 좌식 행동이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고 전해졌다. 이는 하루 중 앉아 있는 시간이 길수록 운동 여부와 상관없이 치매 발병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에서 비롯된 것이다.

8일 데이비드 라이클렌 로스앤젤레스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 교수팀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등록된 60세 이상 성인 4만 9,841명을 평균 6.7년간 추적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손목형 가속도계를 착용시켜 참가자들의 일상 속 앉아 있는 시간을 기록했다. 연구에서 좌식 행동은 컴퓨터 사용, TV 시청, 운전처럼 앉거나 기대어 있는 상태에서 에너지 소비가 1.5 MET(Metabolic Equivalent of Task) 이하인 활동을 뜻한다. 여기서 MET란 ‘운동 강도의 기준 단위’로 앉아서 쉬고 있을 때 소비되는 에너지의 양을 1로 두고 비교한 값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측정값을 30초마다 기록했으며 머신러닝 기법을 통해 좌식 행동의 패턴(하루 평균 좌식 시간, 좌식 시합의 빈도, 평균 길이 및 최대 길이 등을 포함)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하루 좌식 시간이 평균 9.27시간보다 길수록 사고 치매의 발병률이 눈에 띄게 상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루에 12시간 동안 앉아 있는 사람은 치매에 걸릴 확률이 1.63배 높았고, 15시간 이상 앉아 있으면 그 확률이 무려 3.21배까지 치솟았다. 이에 반해 하루 동안 앉아 있는 횟수는 치매 위험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얼마나 자주 일어나느냐보다는 얼마나 오래 앉아 있었는지가 더 중요하다”라며 “이제는 얼마나 운동하느냐보다 얼마나 오래 앉아 있느냐를 따져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연구진은 치매 예방을 위해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매 발병률은 나이, 성별, 식습관, 수면, 사회경제적 요인 등 다양한 변수들을 보정한 분석에서도 유지돼 ‘긴 좌식 시간 자체’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좌식 행동은 고혈압, 심혈관질환, 목 통증 등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앉아서 스마트 폰을 하는 행동 또한 목 통증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국제 학술지 BMC 공중보건(BMC Public Health)에 발표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하루 6시간 이상 앉아 있는 생활 방식은 목 통증을 초래할 수 있다.

연구진은 13개국에서 총 4만 3,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25건의 기존 연구 데이터를 새롭게 통합 분석했다. 그 결과 스마트폰 사용이 화면 기반 활동 중 가장 위험한 요소로 나타났으며, 목 통증 발생 위험을 무려 82%까지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컴퓨터 사용은 목 통증 발생 위험을 23% 증가시키는 데 그쳤으며, TV 시청은 위험 증가와의 유의미한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목 통증은 앓아 있는 시간과 비례 관계를 보였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서서 생활하는 사람 대비 앉아서 4시간만 생활해도 목 통증 위험이 45% 상승했다. 하루 6시간 앉아 있는 경우 목 통증 위험이 88%로 급등했다.
연구자들은 앉아서 생활하는 습관이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질병의 위험을 높일 뿐만 아니라, 목으로 가는 혈류 감소, 목 근육의 근력 불균형, 관절 가동성 저하, 경추 추간판(디스크)의 압력 증가 등 여러 가지 신체적 문제도 유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다양한 건강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꼭 필요한 시간을 제외하고는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2020년 세계보건기구(WHO)는 ‘좌식 행동 및 신체활동 가이드라인’을 전한 바 있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성인에게 좌식 생활의 부정적 영향을 줄이기 위해 주 150분 이상의 중강도, 혹은 75분 이상의 고강도 유산소 활동을 실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중강도 신체활동은 일반적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으면서도 땀이 나는 정도의 운동을 의미하며 골프, 댄스, 걷기, 자전거 타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에 반해 고강도 신체활동은 숨이 차서 대화가 어려운 수준으로 달리기, 줄넘기, 수영, 축구, 테니스 등이 포함된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이러한 신체활동을 안내하는 동영상을 유튜브 등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