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가 나스닥에 미국주식예탁증서(ADR)를 상장하며 국내 기업의 미국 증시 진출 여부에 관심이 커진 가운데 삼성전자가 ADR 발행설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현재 시점에서의 ADR 발행에 선을 그으면서도 추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선택지로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향후 경영 환경 변화에 따라 ADR 추진 여부가 다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30일 삼성전자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ADR 상장 계획을 묻는 질문에 답변을 내놨다. 기업은 “현재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확보하고 있다”라며 “신규 자금 조달 목적의 ADR 필요성은 높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더하여 “일부 언론에서 미국 상장 가능성이 보도된 바 있으나, 현재로서는 ADR 발행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라고 설명하며 시장의 관측을 일축했다.

삼성전자는 국내 주주들의 이익 역시 중요한 판단 요소로 제시했다. 사측은 “장기간 당사를 믿고 투자해 온 국내 주주를 포함한 전체 주주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방안인지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는 해외 투자자 확대만을 위한 결정이 아니라 기존 주주들의 가치 제고까지 함께 따져봐야 한다는 의미다.
더하여 삼성전자 측은 ADR 도입 여부를 단순한 해외 상장 문제로 볼 수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자금 조달 목적과 글로벌 투자자 기반 확대 효과, 추가적인 공시 및 운용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제한된 비중의 주식이 별도 시장에서 거래되는 구조인 만큼 해외 시장의 유동성과 수급 여건에 따라 ADR과 국내 원주 간 가치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사측이 ADR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었다. 삼성전자는 “중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 관점에서 다양한 방안 가운데 하나로 열어두고 검토할 수 있는 사안으로 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추진 계획이 없지만, 미래 전략 변화에 따라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 셈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ADR 발행설이 불거진 배경으로 반도체 경쟁사 SK하이닉스의 미국 증시 입성을 꼽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0일 미국 나스닥 시장에 ADR을 상장하고 뉴욕 타임스스퀘어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오프닝벨 행사를 개최했다.

당시 SK하이닉스는 ADR 공모가를 주당 149달러로 확정하고, 1억 7,790만 주를 공모해 약 265억 700만 달러(약 40조 원)를 확보했다. 회사는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글로벌 투자자 기반을 넓히고 AI 핵심 메모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을 강화해 인공지능 생태계에서 입지를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삼성전자가 ADR 발행설을 공식적으로 부인하면서 단기간 내 미국 증시 상장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회사가 중장기 검토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ADR 추진 여부는 향후 시장의 주요 관심사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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