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을 앞두고 법원이 생산 차질을 키우는 방식의 쟁의행위에 제동을 걸었다. 법원은 반도체 생산시설의 안전과 핵심 공정 유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보고 삼성전자가 낸 가처분 신청을 일부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더라도 웨이퍼 관리와 시설 보호, 안전 설비 운영은 평소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 총파업을 통해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려던 노조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원지방법원 민사31부는 삼성전자가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등을 상대로 낸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일부 인용 결정을 내렸다. 이번 판단은 노조가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총파업을 예고한 상황에서 나왔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명문화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측은 대규모 인원이 파업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법원 결정으로 반도체 공정의 핵심 기능을 흔드는 방식은 제한을 받게 됐다.
재판부는 안전보호시설이 기존과 같은 인력과 체계로 운영돼야 한다고 봤다. 시설 손상을 막기 위한 작업과 웨이퍼 변질을 방지하는 업무도 평소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노조가 이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결정문에 포함됐다.
반도체 생산라인은 한 번 멈추면 단순한 작업 중단으로 끝나지 않는다. 공정 중인 웨이퍼가 폐기될 수 있고 장비 손상이나 화학물질 관련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법원이 파업권 자체를 부정한 것은 아니지만 생산시설의 안전과 손실 방지 장치는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고 본 이유다.

사업장 점거와 출입 방해도 금지됐다. 법원은 초기업노조와 최승호 위원장 측이 시설을 점거하거나 잠금장치를 설치해 근로자 출입을 막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총파업 과정에서 물리적 통제 방식으로 공장 운영을 압박하는 행위에 선을 그은 것이다.
이번 결정은 정부가 긴급조정권 가능성을 거론하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삼성전자 파업이 반도체 산업과 국민경제에 미칠 영향을 두고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법원이 먼저 생산시설 보호 필요성을 인정한 셈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같은 날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2차 사후조정 회의를 진행했다. 총파업 전 마지막 협상 성격이 강한 자리다. 노조는 성과급 제도 개편을 요구하고 있고 사측은 보상 수준은 유지하되 성과급 상한 폐지 제도화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법원 판단 이후 협상 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하더라도 생산라인을 전면 중단시키는 수준의 압박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결국 남은 쟁점은 성과급 제도와 보상 기준을 두고 노사가 어느 선에서 접점을 찾느냐로 좁혀지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삼성전자 반도체 공정의 특수성을 반영한 판단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반면 노조 입장에서는 총파업 효과가 제한될 수 있어 협상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오는 21일 총파업 예고일을 앞두고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결과가 삼성전자 노사 갈등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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