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유가로 인한 생활비 부담 완화를 위해 정부가 대규모 지원금 지급에 나선 가운데 단순 소득 기준이 아닌 ‘자산 기준’까지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되면서 정책 대상의 윤곽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특히 소득만 보면 지원 대상에 포함되더라도 고가 부동산이나 금융자산을 보유한 경우 지급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실제 누가 받게 될지를 두고 관심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원금의 취지가 취약계층 보호에 있는 만큼 형평성을 강화하기 위한 기준 정비라는 설명이지만 일각에서는 새로운 기준이 또 다른 논란을 낳을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11일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계획’을 공개하며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국민의 약 70%를 지급 대상자로 설정하겠다고 밝혔다. 건강보험료 22만 원 이하 구간이 기준선으로 제시되며 약 3,256만 명이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정부는 이 기준만으로는 자산 규모를 반영하기 어렵다고 보고 고액 자산가를 걸러내기 위한 추가 기준을 별도로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종 지급 기준은 5월 중 확정될 예정이다.
정부가 자산 기준 도입을 검토하는 배경에는 ‘소득 역전 현상’에 대한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일정한 근로소득이 없더라도 고가 주택이나 금융자산을 보유한 경우가 존재하는 만큼 단순 소득 기준만으로 지원 대상을 가리는 것은 정책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실제 생활 여건을 보다 입체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자산 요소를 함께 고려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현재 거론되는 기준은 재산세 과세표준과 금융소득이다. 재산세 과세표준이 12억 원을 초과할 경우 고가 자산 보유자로 분류될 가능성이 크며, 이는 시세 기준 약 25억 원에서 30억 원 수준의 주택을 의미한다.
여기에 금융소득이 연간 2,000만 원을 넘는 경우도 제외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금융소득에는 이자와 배당이 포함되며 별도의 근로소득이 없더라도 자산 규모가 크다면 지원 대상에서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이번 지원금의 총 재원은 6조 1,000억 원 규모로 책정됐다. 개인별 지급 금액은 10만 원에서 60만 원 사이에서 차등 적용된다. 정부는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 등에 대해 우선 지급을 실시할 계획이며 해당 대상은 이달 27일부터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일반 국민 대상 지급은 5월 18일부터 시작된다. 지급된 지원금은 일정 기간 내 사용해야 하며 사용 기한은 8월 31일까지다. 기한이 지나면 남은 금액은 자동으로 소멸된다. 이는 소비 촉진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유도하기 위한 장치로 해석된다.
지급 방식은 지역화폐 중심으로 운영된다.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포인트, 모바일 또는 카드형 지역사랑상품권 형태로 지급되며 사용처는 거주지 관할 지방자치단체로 제한된다. 온라인 쇼핑몰이나 배달 애플리케이션, 유흥 및 사행업종 등에서는 사용이 제한되지만, 배달의 경우 대면 결제를 통해 일부 사용이 가능하다.
신청 절차는 혼잡을 줄이기 위해 요일제가 적용된다. 출생연도 끝자리를 기준으로 신청 요일을 나누며 공휴일 일정에 따라 일부 날짜는 신청 대상이 확대된다. 미성년자의 경우 세대주 명의로 신청이 가능하다.
이번 정책은 고유가 부담 완화라는 단기 대응 성격을 갖고 있지만, 자산 기준 도입 여부에 따라 향후 복지 정책 설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부가 소득과 자산을 함께 반영하는 기준을 확정할 경우 정책 형평성과 대상 선정 방식에 대한 논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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