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C그룹 지주사 HDC가 계열사에 자금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약 458억 원의 이자 비용 절감 효과를 제공한 사실이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해당 거래를 임대차로 위장된 이른바 ‘꼼수 지원’으로 판단하고 과징금 171억 원을 부과했다. 장기간 이어진 자금 지원이 시장 경쟁을 왜곡한 것으로 보면서 검찰 고발 조치도 함께 결정됐다. 이번 제재는 대기업 집단 내부 지원 구조에 대한 규제 강화 사례로 해석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8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HDC 소속 지주사 HDC가 계열사 아이파크몰에 임대보증금 명목으로 자금을 제공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71억 3,000만 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해당 거래가 형식상 임대차 계약을 취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자금 대여 성격을 띤 부당 지원으로 판단했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HDC는 2006년부터 2023년까지 약 17년간 333억 원에서 36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아이파크몰에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 아이파크몰이 부담해야 했을 총 이자액은 504억 원 수준으로 추산됐지만, 실제 지급액은 47억 원에 그쳤다. 결과적으로 약 458억 원이 절감된 셈이다.

아이파크몰은 용산 민자역사 복합 시설 운영을 위해 설립된 기업으로, 사업 초기부터 재무적 어려움을 겪었다. 2005년 기준 점포 입점률은 68%에 머물렀고, 미수금과 미지급 공사대금이 각각 404억 원, 962억 원에 달하는 등 심각한 경영 위기 상황에 놓여 있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사업 구조 전환을 추진한 아이파크몰은 약 360억 원의 자금이 필요했다. 이에 HDC는 일부 매장을 임차하는 형식으로 360억 원의 보증금을 지급하고, 운영 권한을 다시 아이파크몰에 위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임대료와 관리비를 위임료와 상계하는 방식이 적용되며 사실상 자금 대여 구조가 형성됐다.
특히 2006년부터 2020년 6월까지 아이파크몰이 지급한 사용 수익은 연평균 1억 500만 원 수준으로, 이를 이자율로 환산하면 약 0.3%에 불과하다. 이후 2020년 7월 해당 거래를 자금 대여 약정 형태로 전환하는 등 일부 조건 조정이 있었지만, 거래 구조는 유지됐다. 공정위는 이를 일반적인 시장 금리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보고 사실상 저금리 자금 지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아이파크몰은 2011년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경영 개선 흐름을 보였고 2014년에는 흑자로 전환됐다. 이후 2022년 고척점 개장 등 사업 확장을 이어가며 복합쇼핑몰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했다.

공정위는 이러한 성과가 장기간 지원의 영향과 무관하지 않다고 봤다. 다만, 공정위는 동일인인 정몽규 회장이 해당 의사결정 과정에 관여했다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하며 법인인 HDC만을 고발 대상으로 삼았다.
한편, HDC 측은 공정위 판단에 대해 반박 입장을 내놨다. 회사는 “민자역사 개점 초기 대규모 공실로 폐점 위기를 겪었고, 투자 손실로 생존 위기에 처했던 상가 수분양자들이 관리비 면제, 상가 위탁경영을 요구하며 HDC도 그들과 동일한 조건으로 임대차계약 및 운영관리위임계약을 체결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해 이에 따랐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민자역사는 철도사업법에 따라 30년간 임대수익을 통해 사업비를 충당하는 구조로, 애초에 진출입이 자유로운 경쟁시장이 아니다”라며 “앞으로 법적 절차를 통해 해당 행위가 정상적인 거래이고 정당한 행위였음을 소명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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