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생리대 가격 문제를 직접 언급하며 정부 차원의 무상 공급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생리대가 필수 소비재임에도 높은 가격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정책 논의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여성 인구를 중심으로 사실상 전 국민의 절반가량이 직접적인 혜택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20일 오전 이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제2회 국무회의에서 “생리대는 우리나라가 해외 대비 40% 정도 비싼 게 사실인 것 같다”라며 “아예 위탁생산해서 무상 공급하는 것을 검토해 달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생리대 가격 상승 배경으로 업계의 고급화 전략을 언급했다. 그는 “싼 것도 만들어서 팔아야 가난한 사람도 쓸 것 아니냐”라며 현재 시장에 기본형 제품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고급화해서 비싸다고 주장한다는데 그렇다면 싼 건 왜 생산을 안 하느냐”라며 “기본적인 품질을 잘 갖춘 것을 써야 하는데 지금은 너무 부담이 크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생리대 살 돈을) 지원해 주면 속된 말로 바가지를 씌우는 데 돈만 주는 꼴이 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주 기본적인, 필요한 품질을 갖춘 생리대를 싸게 만들어 무상 공급하는 방안을 연구해 보라고 지시했다”라며 관련 부처에 검토를 지시했음을 밝혔다.
생리대 제조사들을 향해서도 “고급이라는 이유로 바가지를 씌우는 것을 그만하고 가격이 낮은 표준 생리대를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라며 “내가 보기에는 그런 제품이 아예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국내 생리대 가격 구조 전반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는 유한킴벌리, LG유니참, 깨끗한나라 등 주요 생리대 제조사 3곳 본사에 조사관을 파견해 현장 조사를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생리대 가격 상승의 주요 배경으로 과점 구조를 지목한다. 생리대는 필수재 특성상 가격이 오르더라도 소비자가 대체재로 이동하기 어렵고 이로 인해 다른 소비재에 비해 가격 인상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분석이다.
실제 현재 국내 생리대 시장은 상위 3개 업체가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유한킴벌리의 ‘화이트 수퍼흡수 중형(36개입)’은 2024년 12월 20일 1만 506원에서 지난해 12월 19일 1만 3,124원으로 약 25% 상승했다. ‘좋은느낌 오리지널 울트라슬림 날개 중형(36개입)’ 역시 같은 기간 1만 2,817원에서 1만 2,872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여기에 유기농·친환경 등 프리미엄 제품 출시가 늘면서 평균 판매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정위는 고가 생리대에 표기된 자재가 실제로 사용됐는지 여부까지 확인할 방침이다. 생리대를 둘러싼 가격 논란이 무상 공급 검토로까지 이어지면서 정부의 시장 개입 범위와 정책 실효성을 둘러싼 논의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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