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폐기된 손상 화폐 규모가 2조 8,400억 원을 초과한 사실이 조사된 가운데 처리된 화폐의 양이 지구 한 바퀴를 돌고도 남는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리적 손상과 화재, 습기에 의한 훼손 등의 원인으로 막대한 손상이 발생하면서 화폐 사용 방식에 대한 시민 의식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25년 폐기된 손상 화폐는 총 3억 6,401만 장인 것으로 집계됐다. 처분된 화폐는 금액 기준으로 2조 8,404억 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동전 역시 총 118억 원에 해당하는 6,882만 개가 처리됐다. 폐기량은 지난 2024년에 비해 1억 1,088만 장가량 줄었으나, 여전히 적지 않은 수의 화폐가 손상을 입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화폐 폐기의 주요 원인으로는 훼손, 오염, 변색 등으로 일상 속 부주의한 보관이 지목됐다. 또한 습기로 훼손된 지폐와 폐기물 더미에서 발견된 동전 등도 처분 물량에 대거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폐기된 지폐 중 최다 손상을 입은 것은 1만 원권으로 전체의 절반가량인 1억 4,549만 장이었다. 이어 1,000원권 1억 399만 장, 5만 원권 2,314만 장, 5,000원권 2,257만 장 순으로 조사됐다. 주화는 100원화가 3,019만 개로 가장 많았고 500원화 1,664만 개, 10원화 1,636만 개, 50원화 563만 개가 폐기 대상이었다.
한은은 폐기된 지폐를 일렬로 이어 붙일 경우 4만 4,043km에 이르며, 이는 지구 둘레(약 4만 75km)를 초과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층층이 쌓으면 에베레스트산 높이의 17배에 이르는 14만 7,107m에 롯데월드타워의 265배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손상된 화폐를 가지고 있다면 한국은행이나 지역본부, 은행에서 일정 기준에 따라 교환할 수 있다. 지폐의 남은 면적이 3/4 이상이면 전액, 2/5 이상 3/4 미만이면 반액을 지급받는다. 다만, 면적이 2/5 미만일 경우에는 무효 처리된다. 또한 지폐와 달리 동전은 진위 판별만 가능하면 수량과 관계없이 액면가 그대로 새 동전으로 바꿀 수 있다.

한편, 화폐 부산물 처리 부담을 줄이기 위한 재활용 시도도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 한국조폐공사는 화폐와 ID 제품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활용해 업사이클링 굿즈를 선보이고 있다. 조폐공사는 여권과 주민등록증 제작 과정에서 나오는 폴리카보네이트 자투리를 재활용해 여권 케이스, 그립톡, 키링, 마그넷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했다. 또한 화폐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불량 인쇄물과 여백지를 활용해 돈 볼펜, 돈 달력, 돈방석 등을 제작해 ‘머니메이드’ 브랜드를 선보인 바 있다.
신규 화폐 발행이 줄고 디지털 결제가 보편화되면서 현금 사용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화폐 생산 및 폐기 시스템 전반에 대한 효율성 제고와 함께 환경친화적인 재활용 시스템 구축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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