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초연금 개편, 부동산 세제 조정 등 주요 재정 개혁 과제들이 사실상 선거 이후로 밀리고 있다. 잠재성장률 반등과 재정 안정화를 위한 개혁이 시급하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정치 일정이 개입되며 정부의 손발이 묶이는 모양새다. 구조개혁이 절실한 상황에서 이재명 정부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재정 폭탄’이 현실로 다가오는 가운데, 누구도 먼저 손을 대려 하지 않는 이유는 정치적 부담 때문이다.
정부는 연말까지 기초연금 개편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실행에 옮겨질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65세 이상 하위 70%에게 월 최대 34만 원이 지급되는 기초연금은 도입 10년 만에 예산이 5배 가까이 증가했다.
고령화에 따라 수급자는 계속 늘고 있고 고소득층 수급에 따른 세대 간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수급자 축소나 대상 조정 같은 민감한 정책은 뒷전으로 밀리는 실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말 “6대 핵심 분야에서 구조개혁을 통해 국가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실제로 추진된 내용은 일부 공공기관 통합과 금융 펀드 조성에 그치고 있다.
연금, 교육, 건강보험 등 재정 의무지출 분야의 구조조정 논의는 사실상 정체 상태다. 이처럼 개혁과 실행 사이의 간극이 커지면서 ‘실기(失期)’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 정치적으로 유리한 여대야소 구도에서도 개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을 ‘개혁의 창’이 열려 있는 시점으로 본다. 급박했던 외교·경제 현안들이 다소 정리된 상황에서 구조개혁을 시작할 여력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민감한 개혁 과제를 회피하면서 이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구조개혁이 다시 정치 일정에 밀리게 되면 향후 더 큰 재정 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실제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현재 약 50% 수준인 국가채무는 2055년 GDP 대비 126%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복지 지출이 빠르게 증가하는 반면, 수입 구조는 정체 상태다.
재정당국 고위 관계자는 “개혁이 없다면 향후 산업정책이나 AI 투자에 투입할 재원이 사라질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접근이 ‘눈 가리고 아웅’에 불과하다며 재량지출이 아닌 의무지출에 근본적인 손질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결국 정부가 선택해야 할 것은 분명하다.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지금 구조개혁에 나서야 미래를 위한 재정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 선거를 의식해 개혁을 미룬다면 그 대가는 국민 모두가 지게 될 것이다. 집권 2년 차에 접어든 이재명 정부가 이 선택의 기로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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