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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대박쳤는데 왜?”… 쿠팡·네이버웹툰이 처한 상황

허승연 기자 조회수  

쿠팡·네이버웹툰, 해외직상장
한국 증시, 유니콘 기업 외면?
노동생산성이 경제 성장으로

출처: 쿠팡
출처: 쿠팡

쿠팡, 네이버웹툰 등 한국에서 빠르게 성장한 기업들이 국내 증시를 외면하고 해외에서 직상장을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으로 평가받는 한국에서 탄생한 기업들이 오히려 해외 시장을 선호하는 현실은 많은 질문을 낳는다. 이들의 선택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한국 경제 구조와 기업 환경이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미국 증시를 주도하는 초대형 기업군인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의 모회사), 아마존,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페이스북의 모회사) 등 7개 기업이다. 이 가운데 인터넷 서비스 분야에 속하는 기업은 알파벳, 아마존, 메타 등 3곳이며, 소프트웨어 기업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유일하다. 특히 인터넷 서비스 분야 3개 기업은 모두 창업자가 여전히 경영 전면에 나서 있고, 과거 한때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받는 유니콘 기업(창립 10년 이하의 스타트업)을 경험한 이력이 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한국에서도 글로벌 인터넷 기업에 버금가는 유니콘 기업들이 속속 등장했다.

출처: 뉴스1
출처: 뉴스1

대표적으로 쿠팡은 한국 유통 시장을 혁신하며 빠르게 성장했고, 네이버웹툰은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높은 인지도를 확보했다. 하지만 이들은 국내 증시 상장이 아닌 해외 직상장을 선택했다. 쿠팡은 2021년 3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직상장했고, 네이버의 자회사 네이버웹툰 역시 2023년 6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네이버의 또 다른 자회사 라인은 이미 2016년 미국과 일본 증시에 동시 상장한 바 있으며, 게임 기업 넥슨 역시 2011년 모회사를 일본으로 이전한 후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출처: 뉴스1
출처: 뉴스1

이처럼 한국의 대표적인 유니콘 기업들이 해외로 본사를 이전하고 외국 증권거래소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의 구조적 문제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다. 국내 주식시장은 4대 재벌 기업이 전체 시가총액의 60% 이상을 차지하며, 시장의 재벌 편중 현상이 뚜렷하다. 또한 중복 상장 기업이 전체 종목의 18%에 달해, 새로운 기업들이 충분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운 환경이다. 기업들은 더 높은 자본을 조달하고 성장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해외 증시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인터넷 서비스 기반의 유니콘 기업이 탄생하자마자 해외 증시에 직상장하는 사례가 늘어난다면, 한국 경제는 여전히 저임금·장시간 노동에 의존하는 수출 제조업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출처: 셔터스톡
출처: 셔터스톡

한국의 정보통신산업 노동생산성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기준으로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2016년 한국의 ICT 부문 노동생산성은 비농업 부문 대비 2.8배로, 2위인 미국(2.4배)을 앞섰다. 그러나 이러한 높은 생산성이 기업의 성장과 국내 증시 활성화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한국이 직면한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 미국의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국과는 달리 미국에서는 여전히 노동생산성의 증가가 경제 성장을 이끌고 있다. IMF(국제통화기금)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미국의 실질 경제성장률은 주요 7개국(G7) 평균의 3배를 기록했으며, 유일하게 팬데믹 이전보다 고용과 생산량이 증가한 국가로 평가됐다.

출처: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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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최근 보고서에서 “노동생산성 증가의 핵심 요인은 지속적인 신규 기업의 등장”이라고 분석했다. 새로운 기업이 시장에서 경쟁하며 혁신적인 기술과 효율적인 생산 방식을 도입할수록 경제 성장에 기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국의 유니콘 기업들이 해외로 떠나는 현상은 단순한 개별 기업의 선택이 아니라, 국내 경제 구조와 기업 환경의 문제에서 비롯된 결과다. 국내 증시가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신산업이 자리 잡기 어려운 환경이 지속된다면 앞으로도 더 많은 기업들이 해외 시장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경제가 노동생산성 1위를 기록하면서도 성장 정체에 빠진 이유를 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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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승연 기자
content@mobility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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