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두고 정책 방향을 다시 설정해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이견을 드러냈다. 서울시의 요구가 일부 수용된 점은 긍정적으로 봤지만, 실거주 요건을 중심으로 한 현행 정책으로는 임대차 시장의 불안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정부가 대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실제 주택 공급과 정비사업을 담당하는 서울시와 충분히 논의하지 않았다는 점에도 유감을 표했다. 오 시장은 공급 확대를 위해 추가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면서도 그린벨트 해제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오 시장은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을 평가하면서 정책의 무게중심을 세금과 실거주에서 충분하고 지속적인 공급으로 옮겨야 한다고 밝혔다.
가장 강하게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실거주 요건이다. 오 시장은 이를 ‘실거주 집착 정책’으로 표현하며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민마다 직장과 가족 등 주거 여건이 다른 상황에서 정부가 예외 사유를 일일이 정하는 방식으로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예외 조항을 계속 추가하는 방식 역시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봤다. 규제가 현실과 맞지 않을 때마다 새로운 예외를 만드는 방식은 제도를 복잡하게 만들고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게 오 시장의 주장이다. 지난 3일 발표된 세제개편안을 포함해 정부 부동산 정책의 전체적인 기조를 다시 살펴야 한다고도 요구했다.
주택 공급과 직결된 정비사업에서는 정부가 한발 더 나아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울시가 건의한 일부 규제 개선안이 이번 대책에 포함됐지만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과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재개발 임대주택 비율 등에 대한 완화 방안은 빠졌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규제를 일부 조정하는 것만으로는 정비사업 속도를 충분히 끌어올리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실제 사업성을 개선하고 사업 기간을 줄일 수 있을 정도로 규제를 과감하게 손봐야 주택 공급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공급 확대 방안으로 검토할 수 있는 그린벨트 해제에는 다른 기준을 제시했다. 오 시장은 그린벨트 해제 권한이 정부에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녹지를 훼손하는 선택은 마지막 수단으로 남겨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기존 정비사업만 계획대로 진행돼도 상당한 공급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오 시장은 현재 추진 중인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경우 2031년까지 31만 호를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른 공급 수단이 있는 상황에서 미래 세대가 이용할 녹지를 우선적으로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정부의 정책 결정 방식에는 별도로 유감을 나타냈다. 오 시장은 이번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기 전 서울시와 충분한 사전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주택 공급과 정비사업을 현장에서 집행하는 서울시가 논의 과정에서 사실상 빠진 상태로 최종 결과를 전달받는 방식에는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오 시장은 정부와 대립하기보다 필요한 사안에서는 협력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다만 서울 시민의 주거 안정과 공급 확대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안은 계속 정부에 요구하고 별도의 대안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대책을 일부 수용하면서도 실거주 규제와 정비사업 규제, 그린벨트 활용 및 사전 협의 방식에서는 이견을 드러낸 만큼 향후 정부와 서울시가 공급 정책을 놓고 어떤 조율에 나설지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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