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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韓에서 가장 많은 배당을 받은 여성, ‘결혼’도 범상치 않았다

박서현 기자 조회수  

출처:삼성그룹 제공

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한 여성은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눈에 들며 삼성그룹의 일원이 됐다. 그는 올해 상반기 국내 여성 가운데 가장 많은 배당금을 받은 인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 주인공인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의 재산 규모뿐 아니라 결혼 과정도 함께 관심을 끄는 분위기다.

홍라희 명예관장은 경기여자중학교와 경기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 진학한 인물이다. 그는 대학 시절부터 미술적 감각을 인정받았으며, 1965년 서울대 미대 3학년 재학 당시 국전 공예 부문에 입선하며 실력을 입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무렵 그의 인생을 바꾸는 만남도 시작됐다.

재계에 따르면 당시 홍 명예관장의 부친인 고(故) 홍진기 전 내무부 장관은 딸에게 국전을 찾은 이병철 삼성 창업주를 안내하도록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도 없이 맡은 안내였지만, 이 자리에서 이병철 창업주는 홍 명예관장에게 깊은 인상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출처:삼성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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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예술과 문화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던 이 창업주는 훗날 자서전 『호암자전』에서도 선친의 서화와 필묵을 회고하며 미술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이러한 배경은 홍 명예관장을 삼성가 며느릿감으로 눈여겨보게 된 이유 가운데 하나로 거론된다.

홍라희 명예관장의 부친인 홍진기 전 장관 역시 굴곡진 삶을 살아온 인물이다. 이승만 정부에서 내무부 장관을 지낸 그는 5·16 이후 사형선고를 받았다가 극적으로 생존하기도 했다. 그는 1964년 출소한 뒤 이병철 창업주의 제안으로 라디오서울 사장에 취임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삼성의 미디어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며 신뢰를 쌓았고, 두 집안의 교류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양가에서는 본격적으로 혼담을 추진했지만,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었다. 당시 대학생이던 홍 명예관장은 “난 누구의 아내로 살기 싫어요”라며 결혼 의사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양가 부모는 만남을 포기하지 않았고, 일본에 머물던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과 홍 명예관장이 직접 얼굴을 마주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어머니 김윤남 여사의 설득 끝에 일본의 한 호텔에서 첫 만남이 성사됐고, 두 사람은 다음 날부터 데이트를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첫 만남 이후 홍 명예관장과 이건희 선대회장의 관계는 빠르게 발전했다. 약 9개월간 만남을 지속하던 두 사람은 1967년 결혼식을 올리며 부부의 연을 맺었다. 결혼 후 홍 명예관장은 시어머니 박두을 여사가 생활하던 서울 장충동 본가에서 약 3개월을 보낸 뒤 남편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갔다. 약 1년 반 동안 이어진 미국 생활에서 두 사람은 첫째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얻기도 했다.

출처:뉴스1

이후 삼성은 연이어 굵직한 변화를 겪었다. 삼성 사카린 밀수 사건으로 이병철 창업주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청와대 투서 사건을 거치며 고(故)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도 경영 일선에서 이탈했다. 이러한 과정을 지나 1987년 이건희 선대회장이 그룹 후계자로 낙점되면서 삼성의 경영 체제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당시 홍 명예관장은 기업 경영보다는 문화와 예술 분야에서 활동을 이어갔다. 그는 1975년 중앙일보 출판문화부장을 맡았고, 1980년 퇴직한 뒤 1985년 다시 중앙일보 상무를 맡으며 언론 분야에서도 경력을 쌓았다. 이후 1993년 삼성미술문화재단 이사로 선임되면서 본격적으로 문화예술 사업을 이끌기 시작했다.

같은 해 이건희 선대회장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모두 바꾸자”라는 혁신 메시지를 내놓으며 이른바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발표했다. 이를 계기로 삼성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전환점을 마련했고, 홍 명예관장 역시 미술문화 사업을 이끄는 핵심 인물로 존재감을 키웠다. 그룹의 주요 행사마다 부부가 함께 모습을 드러내면서 그의 활동도 자연스럽게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출처:삼성 뉴스룸 홈페이지

2004년 서울 한남동 리움미술관이 개관한 이후 홍 명예관장은 관장으로 취임해 국내외 전시와 문화예술 사업을 주도해 왔다. 그는 국내 미술계에서 영향력이 큰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받았으며, 삼성 문화 사업을 상징하는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경영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았지만, 삼성의 문화예술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최근 발표된 상반기 배당 순위에서도 홍 명예관장의 존재감은 확인되고 있다. 지난 4일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상장사 2,873곳 가운데 3일까지 분기 또는 반기 현금·현물 배당 공시를 마친 기업을 대상으로 2025·2026년도 배당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홍라희 명예관장은 544억 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전체 4위이자 국내 여성 가운데 가장 많은 배당금을 기록한 것이다.

이번 배당 순위는 삼성 오너 일가의 지분 구조와 배당 영향력을 다시 한번 보여준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상속세 납부 과정에서 일부 지분 변동이 있었음에도 홍라희 명예관장이 여성 배당액 1위를 유지한 점도 눈길을 끈다. 향후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의 배당 정책과 오너 일가의 지분 변동 여부에 따라 개인 배당 순위에도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관련 추이가 주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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