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이 보완수사권 폐지를 당론으로 확정한 가운데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사퇴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청와대의 대응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청와대는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은 채 정 장관의 거취를 유지하는 쪽에 무게를 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를 정부와 민주당 강경파 사이의 충돌로 규정하며 공세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지난 15일 정 장관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 바 있다. 당시 그는 “정부의 입장인데 (보완수사권 폐지에) 반대할 수 없는 것 아니겠느냐”라면서도 “보완수사권 폐지를 전제로 한다고 하면 보다 철저하게 억울한 1%의 피해자가 없도록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정성호 장관은 경찰이 사건을 공소청에 넘기는 전건송치 방식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지속적으로 제시했다.

정 장관은 지난 24일 열린 법무부 간부회의에서 자신이 자리를 비우더라도 업무를 차질 없이 이어가 달라는 취지의 말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법무부 회의가 끝난 뒤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는 보완수사권 폐지 방침이 당론으로 채택됐다.
정 장관은 사퇴 의사를 전달한 사실도 직접 확인했다. 지난 25일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그는 “대통령에게 직접 이야기는 안 했으나 사퇴 의지는 오래전부터 참모들을 통해 전달했다”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당내에서 역할을 맡을 필요가 있다는 뜻도 주변에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청와대는 정 장관의 공개 발언 이후에도 사의 수용 여부에 관한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사실상 유임 방침으로 해석하고 있다. 10월 중대범죄수사청 출범 이후 연말까지 정 장관이 법무부를 이끌도록 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린다는 설명이다.
청와대가 대응을 자제하는 배경에는 보완수사권 논쟁을 다시 확산시키지 않으려는 판단이 깔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장관이 물러날 경우 후임자 지명과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수사권 문제가 재차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더하여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정 장관의 사퇴를 만류하는 목소리가 등장했다. 이날(25일)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정 장관의) 충정은 이해하나 사표는 반려돼야 한다”라며 “정 장관이 검찰 개혁의 총대를 메지 않으면 그 누가 이재명 대통령을 지키고 성공시키겠나”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정 장관의 사의 표명을 여권 내 균열로 평가했다. 같은 날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정부의 패배, 여당 강경파의 완승”이라고 정의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역시 “범죄 현장을 지켜본 자의 마지막 양심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장관직을 유지한 채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구했어야 한다며 책임론을 제기했다.
향후 정 장관의 거취는 중대범죄수사청 출범 준비와 보완수사권 후속 입법 과정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청와대가 유임 기조를 유지할 경우 보완수사권 폐지 후속 입법과 중대범죄수사청 출범 준비는 현 체제에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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