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필리핀에 수감 중인 ‘동남아 3대 마약왕’ 가운데 한 명으로 알려진 박왕열에 대해 한국 송환을 요청했다고 밝히며 강경 대응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필리핀 교도소 안에서 애인도 불러서 논다”라고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국내에서의 수사와 처벌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지 정상회담에서 관련 문제를 직접 거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부의 대응 방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대통령은 4일(현지 시각)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동포 오찬 간담회에서 “대한민국에서 수사해서 처벌해야겠다”라며 “‘박 무슨 열’ 그 사람을 한국에 보내 달라고, 임시 인도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이 문제를 언급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필리핀 교도소 안에서 애인도 불러서 논다고 하고 텔레그램으로 대한민국에 마약을 계속 수출하고 있다고 한다”라며 “이른 시일 안에 적극적으로 검토해서 시행해 보겠다고 얘기했다”라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필리핀에서 발생했던 한국인 사건도 언급했다. 그는 “지익주 씨 살인사건도 있었다. 현지 경찰관이 관계돼 있다고 하더라”라며 “대한민국 국민의 관심이 매우 높은 사건이니 빨리 잡아달라고 어제 말씀드렸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 대통령은 범죄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모든 범죄 피해는 똑같이 억울하지만, 다시는 다른 사람들이 이런 짓을 못 하게 막는 효과가 필요하다”라며 “대한민국도 특별한 역량을 투입해서라도 체포에 총력을 다해볼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인물은 이른바 ‘텔레그램 마약왕’으로 불린 박왕열로 추정된다. 박왕열은 2022년 10월 필리핀 당국에 검거돼 징역 60년 형을 받고 수감 중인 인물이다. 그는 2016년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사탕수수밭 살인사건’의 용의자로도 알려져 있다.
박왕열은 두 차례 탈옥해 도피 생활을 이어가다 2020년 10월 다시 검거됐으며 수감 이후에도 국내로 마약을 공급해 왔다. 한 달에 약 60kg, 금액으로 약 300억 원 규모의 마약을 한국에 공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마약 밀매 조직 총책으로 알려진 텔레그램 아이디 ‘바티칸 킹덤’ 역시 박왕열에게서 마약을 공급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에는 박왕열이 필리핀 뉴빌리비드 교도소에서 사실상 ‘VVIP 생활’을 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며 논란이 이어졌다. 박왕열 사건을 수사했던 김대규 전 경남경찰서 마약범죄수사계장은 올해 1월 SBS 프로그램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 교도소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교도소라기보다 범죄자끼리 모아놓은 ‘범죄자 마을’”이라며 “TV를 보거나 운동을 하고 여자 친구를 만나는 등 여러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또한 “특히 휴대전화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라며 “박왕열 같은 경우 수감 중에도 휴대전화를 사용하기 때문에 마약 거래가 가능하다”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필리핀 당국이 해당 교도소를 단속했을 때 초호화 빌라와 스파 욕조, 테니스장 등 시설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박왕열의 국내 송환은 법적 절차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한국과 필리핀 간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라 현지 사법 절차가 끝나야 정식 송환이 가능하다.
양국이 합의할 경우 박왕열을 ‘임시 인도’를 통해 한국으로 데려와 재판을 받게 할 수도 있다. 실제로 필리핀에서 발생한 한국인 연쇄 납치·살인 사건 주범 김성곤과 공범 최세용도 임시 인도를 통해 국내로 송환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박왕열의 임시 인도를 공개적으로 요청하면서 필리핀 당국의 판단과 향후 송환 절차 진행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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