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한덕수 전 국무총리(76세)가 항소심 재판 개시 소식을 접하게 됐다. 중형이 선고된 이후 이어지는 2심 절차가 다음 달 시작되면서 사건의 법리 판단과 형량 유지 여부가 다시 한 번 법정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2-1부는 오는 3월 5일 한 전 총리의 2심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서울고법 형사12부는 내란 사건을 전담하는 재판부다. 고법 판사 3명이 대등한 위치에서 심리와 합의를 진행하고 사건별로 재판장을 나눠 맡는 대등재판부 방식으로 운영된다.
앞서 1심 재판부는 12·3 비상계엄 사태를 ‘위로부터의 내란’이자 ‘친위 쿠데타’로 규정했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이는 내란 특검팀인 특별검사 조은석이 구형한 징역 15년보다 8년 더 무거운 형량이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윤 전 대통령과 공모해 비상계엄 선포문 표지를 허위로 작성하고 이를 임의로 파쇄한 혐의에 대해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허위 작성 공문서를 실제로 행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허위 작성 공문서 행사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대통령실에서 특별한 문건을 받은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증언한 부분도 유죄로 인정됐다. 1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다수인을 결합해 위력을 행사하고 해악을 고지함으로써 폭동을 일으켰다고 밝혔다.
비상계엄 선포와 위헌·위법한 포고령 발령, 군과 경찰을 동원한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점거 및 출입 통제, 압수수색 등 일련의 행위를 모두 내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서 국무회의 심의라는 외관을 갖추도록 하고 국무위원들로부터 문건에 서명을 받으려 하는 등 행위에 가담했다고 봤다. 양형 이유에 대해서는 국무총리로서 헌법에 따른 노력을 다해야 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사과의 진정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반성이나 피해 복구 노력이 확인되지 않는다고도 밝혔다.
항소심에서는 1심의 사실 인정과 법리 적용이 유지될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특히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서의 공모 관계와 허위 문서 작성 경위, 위증 혐의에 대한 판단이 다시 한 번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법 형사12-1부는 공판준비기일에서 양측의 항소 이유를 정리하고 향후 심리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1심에서 중형이 선고된 만큼 항소심 판단 결과에 따라 형량 변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재판은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사법적 책임 범위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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