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정부가 공공기관 경영 실적 ‘E등급’을 이유로 해임한 김영중 전 한국고용정보원장에 대해 법원이 “위법하다”라는 판결을 내리며 파장이 일고 있다. 이번 판결은 정권 차원의 일방적인 해임이 법적 근거 없이 이뤄졌음을 인정한 것으로, 공공기관 수장의 해임 기준과 책임 소재에 대한 기준을 되짚으며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제14부(재판장 이상덕)는 김 전 원장이 고용노동부 장관을 상대로 낸 해임 처분 취소 소송에서 “해임은 부당하다”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고용정보원의 부진한 경영 실적이 곧바로 기관장의 직무 해태나 충실의무 위반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 없다”라고 판시했다.
김 전 원장은 2023년 5월 30일 고용정보원장에 임명됐다. 그러나 당시 고용정보원이 받은 경영평가 E등급 받으면서 그는 2024년 7월 해임 처리됐다. 법원은 핵심 사유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김 전 원장이 재직한 기간은 2023년 5월부터 연말까지 약 7개월이지만, 해당 평가는 1~12월 전 기간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2023년도 전체 평가 결과를 원고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책임주의 원칙에 반할 뿐 아니라, ‘임기 중 경영성과’에 대해서만 책임을 진다고 규정한 공공기관운영법에도 배치된다”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컸던 ‘워크넷 해킹 사고’ 역시 김 전 원장의 책임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나왔다. 고용정보원은 2023년 6월 말~7월 초 약 23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해킹 피해를 입었다.
당시 보안 항목 감점으로 경영평가 E등급을 받는 결정적 요인이 됐지만, 재판부는 “취임 한 달 만에 발생한 사건”이라는 점을 들어 해임 사유로 삼기 어렵다고 봤다.

사고 발생 당시 김 전 원장은 “크리덴셜 스터핑 방식의 해킹은 방어가 어렵고, 사고 발생 이후 적극적으로 대처했다”라고 해명했으나, 윤석열 정부는 해임 절차에 돌입했다.
한편, 김영중 전 원장은 한국고용정보원 제7대 원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고용정책과 노동시장 분야의 전문가로, 광주 진흥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에서 행정학 석사, 미국 콜로라도대에서 행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제36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뒤 전남지방노동위원장, 고용서비스정책관, 노동시장정책관, 고용정책실장 등을 역임했다. 취임 당시 김 전 원장은 “디지털 역량과 고용 분야 전문성을 한층 강화해,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고용서비스 기관으로 도약하겠다”라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번 판결로 김영중 전 원장은 해임 부당을 인정받으며 명예를 회복했지만, 공공기관장의 책임 범위와 정부의 해임 권한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정치권 안팎에서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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