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팀은 조 전 원장이 계엄군의 정치인 체포 계획을 인지하고도 국회에 보고하지 않은 채 증거를 은폐하고 정치적으로 개입했다고 판단했다.
7일 박지영 특검보는 브리핑에서 “조 전 원장에 대해 국정원법 위반(정치 관여 금지)·직무 유기·위증·증거인멸·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국회증언감정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국가정보원장이라는 직위의 중대성과 증거 인멸 우려를 고려한 조치”라며 “청구서는 표지 포함 50쪽 분량”이라고 설명했다.
특검 조사 결과 조 전 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를 공식화하기 전 이미 관련 계획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국회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조 전 원장은 계엄 선포 직후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으로부터 “계엄군이 이재명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을 체포하러 움직이고 있다”라는 보고를 받고도 이를 묵살한 정황이 확인됐다.
국정원법 제15조는 국정원장이 국가안전보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을 인지할 경우 대통령과 국회 정보위원회에 즉시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검팀은 “조 전 원장이 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국가 위기 대응 체계에 심각한 공백을 초래했다”라고 지적했다. 특검은 또 조 전 원장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계엄 당시 조 전 원장은 홍 전 차장의 이동 경로가 담긴 국정원 CCTV 영상을 국민의힘에만 제공하고, 자신의 동선이 담긴 영상은 더불어민주당의 제출 요구를 ‘국가안보’를 이유로 거부했다. 박 특검보는 “이는 특정 정당에 유리한 정보 제공으로, 국정원법상 정치 관여 금지 조항을 위반한 행위”라고 밝혔다.

논란은 지난 2월 홍 전 차장이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증인으로 출석해 “계엄 당일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정치인 체포 명단을 받아 적었다”라고 증언하면서 불거졌다.
이에 조 전 원장은 “당시 홍 전 차장은 청사에 있었다”라며 CCTV를 근거로 반박했다. 그러나 이후 특검 조사에서 조 전 원장이 직접 CCTV 영상을 국민의힘에 제공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특검은 조 전 원장이 헌재와 국회 국정조사 특위에서 “비상계엄 포고령 관련 문건을 본 적 없다”라고 증언한 부분도 허위로 판단했다. 이후 공개된 대통령 집무실 CCTV에는 조 전 원장이 국무위원들이 포고령 문건을 전달받는 장면을 목격한 뒤 종이를 접어 양복 주머니에 넣는 모습이 포착됐다.
조 전 원장은 윤 전 대통령,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과 함께 지난해 3월 ‘삼청동 안가 회동’에도 참석한 인물이다. 그는 당시 윤 전 대통령이 ‘비상한 조치’를 언급한 적 없다고 증언했으나, 특검은 이 또한 허위 증언으로 보고 있다.
특검팀은 총 세 차례(지난달 15일과 17일, 이달 4일)에 걸쳐 조 전 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 뒤 사흘 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 전 원장의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11일 오전 10시 1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박정호 영장 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영장 청구는 조은석 특검팀이 수사 기간을 내달 14일까지로 연장한 직후 나온 조치다. 특검은 조 전 원장을 비롯해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주요 피의자 신병 확보를 마지막 단계로 보고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