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TV 시장에서 19년 연속 선두
삼성전자 28.3%·LG전자 16.1% 기록
韓 프리미엄 입지 지배력 굳혀야

최근 중국 업체들의 글로벌 TV 시장에서 공세가 현실화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국내 전자 기업들이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인공지능(AI) TV 등 고가 제품 시장에서 차별화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초대형·프리미엄 TV를 앞세워 각각 19년 연속 글로벌 TV 1위, 12년 연속 OLED TV 1위 타이틀을 이어가는 데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국내 업체들이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으나, 중국 업체들의 공세로 시장 점유율이 나란히 하락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기업들의 독주가 멈출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18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Omdia)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TV 시장 출하량은 전년 대비 약 3% 증가한 2억 883만대로 2021년 이후 3년 만에 성장세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시장 침체 등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던 TV 시장이 회복세를 보였으나, 국내 TV 제조사들의 점유율이 나란히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실제로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의 금액 기준 점유율은 28.3%로 전년(30.1%)보다 1.8%P 하락했다.
더하여 수량 기준으로도 1.0%P 감소한 17.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지난해 삼성전자가 글로벌 TV 시장에서 점유율 30.1%를 기록, 3년 만에 30%를 넘어선 것과 비교하면 뒷걸음질한 모양새다. 이어 2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LG전자도 부진을 면치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지난해 금액 기준 점유율은 16.1%로 전년과 비교했을 때 0.2%P 하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하여 수량 기준으로도 10.8%에 그치며 중국 업체 TCL, 하이센스에 밀려 4위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중국 3대 TV 브랜드인 TCL·하이센스·샤오미의 지난해 수량 기준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은 총 31.2%를 기록하며 삼성전자·LG전자의 합산 점유율 28.4%에 앞섰다.
중국 브랜드들의 점유율이 한국 브랜드를 앞선 것은 지난해가 처음으로 알려지며 이목이 쏠렸다. 최근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2020년 24.4%, 2021년 26.3%, 2022년 28.4%, 2023년 29.6%, 지난해 31.2%로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반해 한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33.4%, 32.6%, 31.3%, 29.8%, 28.4%로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를 수량 기준 점유율로 비교하면 한국과 중국 기업 간 격차는 상당히 좁혀진 사실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합산 점유율이 28.4%지만 하이센스와 TCL은 26.2%로 차이가 불과 2.2%P밖에 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점유율 차이가 5.9%P였던 것과 비교하면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상당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그런데도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 전 세계 TV 판매 19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즉, 금액 기준 점유율은 한국 업체들이 44.4%로, 중국(25% 수준)에 여전히 앞서 있으나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중국 제조사들은 LCD(액정표시장치) TV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장악력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TCL, 하이센스의 작년 시장점유율(금액 기준)은 12.4%, 10.5%로, 지난해 동기와 견줘 1.7%P, 1.0%P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하이센스는 가파른 성장세에 힘입어 작년 점유율이 두 자릿수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 기업들은 빠르게 기술 격차를 좁히고 있는 중국을 견제함과 동시에 유럽 및 원자재·에너지 공급 불안, 물가 상승 등 리스크 요인을 뚫고 글로벌 1위를 정조준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에 향후 하드웨어 업그레이드를 넘어 스마트 TV를 구동하는 타이젠·웹 OS를 고도화하는 등 TV 공략 범주를 생태계+SW(소프트웨어)로 확대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한편, 시장 상황의 변화에 따라 삼성전자 측은 AI 기술을 결합한 연결 경험, 제품 혁신 및 라인업 강화로 AI 스크린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달 4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Home AI’ 비전 아래, 스마트싱스 기반 연결 경험에 AI 기술을 결합하고 보안 솔루션인 ‘삼성 녹스(Samsung Knox)’를 확대 적용해 AI 스크린 시장을 주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LG전자 역시 올해 최대 4K(3840 x 2160)∙144Hz 영상을 손실∙지연 없이 전송하는 차별화된 무선 솔루션, AI가 사용자 취향까지 분석해 초개인화 경험을 제공하는 독자 플랫폼 webOS, 알고리즘과 유기 화합물 적층 구조를 바꾼 새로운 밝기 향상 기술 등을 앞세워 올해도 올레드 TV 드라이브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중국 기업이 국내 기업들의 턱밑까지 쫓아온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유럽 및 원자재·에너지 공급 불안, 물가 상승 등 리스크 요인을 뚫고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