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모집 시작했는데…” 피 터지게 싸우는 ‘의정’에 교육부의 반응

9일 수시모집 원서 접수
의사단체 증원 반발해
교육부 “백지화 불가능해”

9일부터 전국 의대를 포함한 ‘2025학년도 대학 입학전형 수시 모집’ 원서 접수가 시작되는 가운데 의료계와 정부의 입장차가 전혀 좁혀지지 않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 교육부가 내놓은 2025년 의대 증원에 관한 입장에 이목이 쏠렸다.

올해 2025학년도 대학입시가 9일 수시모집 원서 접수를 시작으로 하여 오는 2월까지 6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특히 올해 대학입시에서는 정부의 의대 증원 의지에 따른 의대 진학 열풍으로 올해 수시 모집에서 고3 수험생은 물론 N수생과 현역의대생, 직장인까지 대거 의대에 지원할 것으로 전망되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전국 4년제 대학의 경우 올해 수시모집에서 전체 모집 인원(34만 934명 ) 중 79.6%(27만 1,481명)를 선발한다. 즉 2025년 대학 입학 인원 10명 중 8명은 수시로 진학하는 셈이다. 교육계에 따르면 이는 최근 5년 새 가장 높은 비율로 전해진다.

이러한 가운데 전국 39개 의대 역시 2025년 총모집인원(4,610명) 가운데 67.6%(3,118명)를 수시 모집 인원으로 선발하면서 상당한 비율을 보였다. 대학 수시 모집 원서 유형별로는 학생부교과전형 1,577명(34.2%), 학생부종합전형 1,334명(28.9%), 논술전형 178명(3.9%), 기타 29명(0.6%)이다.

더하여 올해 의대 모집 인원은 지난해 모집인원 3,058명보다 1,552명이 늘어나면서 의대 입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의료계에서는 의대 증원 반대에 더욱 강경해진 입장을 내놓았다. 대한의사협회는 수시 모집 원서 접수를 하루 남겨둔 지난 8일 내년과 내후년 의대 증원까지 모두 백지화해야 한다고 정부에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 최안나 대변인은 “처음부터 2025년 의대 증원은 안 되는 건데, 정부가 아무런 준비와 근거 없이 일방적으로 정원의 65%를 증원한 것 자체가 문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 대변인은 “(의대 증원을) 철회하지 않으면 기존 학생 3,000명 포함 7,500명(2024 입학생, 2025년 신입생)을 내년에 가르칠 방법이 없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안나 대변인은 또다시 의대생들이 대거 휴학할 수 있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최 대변인은 “수천 명이 또 휴학해야 한다. 그러면 2026년 의대 입시에서 원래 정원인 3,000명도 뽑기가 어려워진다”라며 “(학생을) 가르칠 수 있어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정부는) 지금 당장 의대 증원을 중단하고 의료대란 사태 회복을 우선해야 한다”라며 “이래서는 의료대란 사태를 해결할 수 없으며 당장 해결할 방법을 여야정이 협의하여 내놔야 한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교육계는 내년도 의대 증원 백지화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교육부 한 관계자에 따르면 “입시 일정 등을 고려했을 때, 내년도 의대 정원 번복이 불가능하다”라며 “만약 의사단체의 주장대로 내년도 의대 증원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경우 그 순간 극심한 혼란 발생이 불가피할 것이다”라고 했다.

다만, 교육계에 따르면 법적으로 의대 정원 조정이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한다. 그러나 내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조정하려면 먼저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대학 입학전형 기본사항을 수정한 후 각 대학으로부터 수정된 시행 계획을 다시 받는 절차가 필요하다.

문제는 이러할 경우 이미 5월 말 공고된 모집 요강에 맞춰 입시를 준비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발로 줄소송이 발생할 수 있어 교육부는 우려하고 있다. 이에 한 대학가 관계자는 “의대 모집 요강에 변동이 생기면 줄소송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내년도 증원은 돌이킬 수 없는 단계라고 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