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중국 매출
중화권 매출 44.3% 감소
구매력 높은 중국 시장 투자
최근 K-뷰티의 대표 주자로 꼽혔던 아모레 퍼시픽의 주가가 부진한 것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요인으로 중국 사업 부진이 꼽혀 관심이 주목된다. 한때 임직원들과 한국인 메이크업 아티스트 들의 노력으로 중국 시장 내 매출 1조 원을 돌파하기도 했던 아모레퍼시픽 그룹이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모레퍼시픽의 공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매출은 9,048억 원, 영업이익은 42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매출 1조 342억 원과 영업이익 695억 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이중 영업이익의 경우 시장 전망치보다 94% 낮은 수준을 기록하며 증권가가 발칵 뒤집혔다.
당초 K-뷰티 주의 대표주자로 여겨지던 아모레퍼시픽의 어닝쇼크에 증권가 애널리스트 사이에서는“영업이익 숫자를 잘못 본 줄 알았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증권가는 매출 감소의 원인을 중국 시장에서 찾았다. 당초 중국은 아모레퍼시픽의 핵심 수출국으로 높은 순이익을 기록해 왔다.
다만, 2017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사태 이후 상황은 급반전했다. 중국 사업이 쪼그라들면서 내리막길을 걸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1,300억 원을 투자한 홍콩 면세점 상장사인 ‘중국중면(中國中免·CTG)’에서도 쓴맛을 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중국중면 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900억 원 넘는 평가손실을 기록 중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6월 말 중국중면 주식 496만 8,200주(지분 0.2%)를 보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22년 중국중면 주식 1,356억 원어치를 사들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이 보유한 현재 주식 가치는 423억 원 수준으로 줄어 들었다.
이는 1년 반 동안 평가손실이 933억 원에 달해 보유 가치가 투자비의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어 막대한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막대한 손실을 기록한 중국중면은 세계 최대 면세점 운영 업체인 ‘중국 국영 면세품그룹’(CDFG)의 모회사로 지난 2022년 홍콩 증시에 상장하는 과정에서 아모레퍼시픽을 코너스톤 투자자로 유치한 바 있다. 코너스톤 투자자란 장기 보유를 약속한 기관투자가에게 공모주 일부를 배정하는 제도를 말한다.
아모레퍼시픽이 이런 투자를 결정한 이유는 중국 소비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되어 왔다. 다만, 사드 보복에 이어 코로나19가 연이어 닥치면서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내수 시장 셧다운과 궈차오(애국 소비) 열풍으로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매출은 ‘아픈 손가락’ 이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중국 외 지역 경쟁력 확보에 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중화권 매출은 1,077억 원으로 전년 대비 40% 이상 쪼그라들었지만, 미주와 EMEA(유럽, 중동 등), 기타 아시아 지역의 비중을 늘려 매출을 상쇄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구매력이 높은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는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아모레퍼시픽의 한 관계자는 중국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줄이고 이커머스로 전환하는 등 재고 축소 과정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라며 “설화수, 라네즈 라인을 리뉴얼 출시하는 등 브랜드의 신규 고객이나 객단가는 증가세를 보여 앞으로의 중국 사업 수익 구조는 개선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법인이 하반기에도 대규모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한다.
키움증권의 경우 하반기 중국 법인의 적자 폭을 700억 원 수준으로 예상했으며“올해 3분기와 4분기에도 각각 500억 원, 200억 원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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