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 중국 등 주변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에 힘썼던 일본의 전직 총리가 별세했다. 재임 기간은 약 1년으로 짧았지만, 동아시아 외교에서 대화와 협력을 강조했던 인물로 평가받는다. 특히 일본 총리로서는 이례적으로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주변국과의 갈등을 줄이는 데 무게를 뒀다. 퇴임 후에도 중국 지도부와 교류하며 외교적 역할을 이어왔던 그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다.
26일 교도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후쿠다 야스오 전 총리는 지난 22일 도쿄의 한 병원에서 심부전으로 숨졌다. 향년 90세다. 유족이 사망 사실을 알리면서 그의 별세 소식이 공식적으로 전해졌다.
후쿠다 전 총리는 2007년 9월 일본 총리에 취임해 이듬해 9월까지 약 1년 동안 정부를 이끌었다. 부친은 1970년대 일본 총리를 지낸 후쿠다 다케오 전 총리다. 부자가 모두 총리에 오른 일본 헌정사상 첫 사례로 기록됐다.
그는 일본 정계에서 주변국과의 관계를 중시한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중국 지도부와 폭넓은 인적 관계를 유지하며 양국 간 갈등을 대화로 풀어가려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8년에는 일본을 방문한 후진타오 당시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의 전략적 호혜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합의했다. 역사 문제와 외교 현안을 둘러싼 갈등 속에서도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한국과의 관계 개선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같은 해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과거사 문제를 넘어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둘러싼 발언도 주목받았다. 총리 취임 직후 참배 여부를 묻는 취재진에게 상대국이 원하지 않는 행동을 굳이 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취지로 답했다. 이는 주변국의 반발을 고려해 역사 문제에 신중하게 접근하려는 태도로 받아들여졌다.
후쿠다 전 총리는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외교 현안에 꾸준히 관여했다. 특히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할 때마다 양국 지도부 사이에서 소통 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12월 아베 신조 당시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면서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깊어졌다. 이후 후쿠다 전 총리는 2014년 7월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났다. 이 접촉은 경색됐던 양국 관계를 풀기 위한 움직임 가운데 하나로 평가됐다.
짧은 재임 기간에도 주변국과의 외교적 신뢰를 중요하게 여겼던 후쿠다 전 총리는 퇴임 이후까지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의 별세로 일본 정치사에서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에 힘썼던 전직 지도자 한 명이 역사 속으로 떠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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