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세대, 중도층, 충청권
22대 총선에서도 캐스팅보트
지지율 ‘의견 유보층’ 38% 1위

대통령 권한대행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8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 선거일을 6월 3일로 결정하고 이를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안건을 상정해 의결했다. 이에 조기 대선이 두 달이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이들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캐스팅보트란 어떤 사안에 대해 찬반이 팽팽히 맞서거나 의견이 충돌했을 때, 이를 결정 짓는 요소나 세력을 뜻한다. 이번 대선에서 캐스팅보트는 크게 지역별, 세대별, 정치 성향별 세 개의 유형에서 살펴볼 수 있다. 우선 지역별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1997년 당선, 노무현 전 대통령의 2002년 승리에도 영향을 미친 충청권이 해당한다.
앞서 충청권은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특정 진영으로 치우치지 않는 실용적 투표 성향을 보이며 대표적 ‘캐스팅보트’로 손꼽혔다. 특히 2012년 이후로는 보수와 진보 사이를 오가며 단순한 지역 연고보다는 후보자와 정당의 정책, 실천 의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표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지역주의적 투표 성향은 점차 약화하고 있으며, 유권자들은 각 후보자의 비전과 공약 실현 가능성을 중시하는 실용적 판단을 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이러한 정치적 특성으로 선거 판세를 좌우하는 핵심 지역으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더해 영남과 호남에서 유권자 수가 줄어든 것에 비해 충청권의 유권자 수는 오히려 늘어 중요도가 더 커질 전망이다.
실제 지난 1월 기준 주민등록 인구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 20대 대선 당시와 비교해 보수 진영의 핵심 지역인 대구·경북(TK) 유권자는 5만 804명 줄었고, 호남권인 광주·전북·전남은 4만 9,563명이 감소했다. 반면 대전·세종·충북·충남 등 충청권 유권자는 468만 2,246명에서 476만 598명으로 7만 8,352명 늘었다.

연령대별로는 20대와 30대가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대 대선과 22대 총선에서도 승패에 영향을 미쳤다. 이는 22대 총선의 결과로 확인할 수 있다.
당시 민주당 후보는 20대 이하와 30대에서 각각 59.3%와 52.8%라는 과반수 이상의 표심을 얻으면서 총선에서 170석을 쓸어 담으며 압승을 거뒀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자는 20대 이하와 30대에서 각각 35.4%, 41.9%에 그쳤다.

이들이 중요한 캐스팅보트로 여겨지는 것은 정치 성향과 관련이 깊다.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20대와 30대는 ‘무당층’ 비율이 다른 세대에 비해 높았다. 아직 대선에서 누구에게 투표할지 결정하지 못한 ‘의견 유보층’도 많았다.
한국갤럽이 지난 4일 발표한 4월 1주 차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의견 유보층(38%)은 34%를 기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율보다도 더 높았다. 특히 20대는 62%, 30대는 48%가 의견을 유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정치 분석가들은 이번 6월 조기 대선 승부처가 의견을 유보한 정치 무관심층과 중도층, 1020 세대를 얼마나 흡수하는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정치권은 중도층의 표심이 향후 이어질 개헌 논의와 사법 리스크 등과 맞물려 출렁일 것으로 전망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이미 양 진영의 세가 결집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중도층의 표심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지지층과 함께 중도층까지 흡수할 수 있는 정교한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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