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대생 커뮤니티에서 터져 나온 여객기 참사 조롱…처참합니다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참사 유족 조롱 논란 이어져
“자식이 죄인, 벌은 부모가 받아”

지난해 29일 벌어진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의사·의대생 전용의 익명 커뮤니티에서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유족을 조롱하고 있다는 폭로가 터져 나와 공분을 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을 중심으로 ‘제주공항 참사에 대한 의사 커뮤니티 끔찍한 인기 글’이라는 제목의 글이 확산한 것이다. 해당 글을 게시한 글쓴이는 의사들만 가입할 수 있는 폐쇄형 커뮤니티 ‘메디스태프’를 촬영한 사진을 올리고 “도저히 눈 뜨고 볼 수 없어서 내부 폭로를 결심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더하여 폐쇄형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는 캡처할 수 없는 데다, 게시글에 워터마크가 박혀 있어 촬영 후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이를 모두 검게 칠했다고 설명했다. 글쓴이가 함께 공개한 사진에는 메디스태프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게시물은 제주항공 참사에서 어머니를 잃은 20대 아들의 인터뷰를 다룬 기사였다. 실제로 수도권 의과대학 4학년생으로 오는 9일 의사 국가시험을 앞두고 있다는 아들은 한 언론에서 “어머니가 시험을 제대로 치르지 못해 1년 더 공부하기를 원치 않으실 것”이라며 슬픔을 감내하며 가족 재난 텐트 안에서 시험공부한다고 인터뷰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이 의대생의 어머니는 평소에도 의사고시를 앞둔 아들을 격려했고 참사 전날까지도 응원하는 문자를 보냈다는 내용이 담기기도 했다. 다만, 해당 기사를 캡처해 올린 메디스태프 글에는 고인을 추모하고 유족의 슬픔을 보듬는 대신 아들을 조롱하는 내용의 댓글이 다수 달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의대 증원에 반발해 대다수 의대생이 학교를 떠난 상황에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것 자체가 휴직에 동참하지 않은 ‘근거’가 됐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당 게시물에 달린 댓글에는 다수의 의사와 의대생들이 “역시 감귤 존경스럽다”, “나라면 공부가 눈에 안 들어올 듯” 등 비아냥대는 목소리가 빗발쳤다.

심지어 “감귤 낳은 게 이미 죄”, “자식이 죄인인데 벌은 부모가 받았노”처럼 고인을 욕하는 내용도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여기서 감귤은 휴학하지 않은 의대생, 사직하지 않은 전공의를 비하하는 단어로 확인됐다.

이에 반해 “이건 좀 아니다”라며 자중하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소수에 그치며 비난 어조의 댓글이 주를 이뤘다. 또한, 자중하자는 댓글을 남긴 이들에게 다른 네티즌들이 “저 XX는 고인이 아닌데 왜 욕하면 안 되냐?”라며 반박하는 댓글을 달며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이러한 행태를 공개한 글쓴이는“저런 인간들이 의사로서 진료를 본다는 게 너무 끔찍하다”라며 “제발 널리 퍼트려서 범인을 잡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토로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을 조롱한 일은 이보다 앞서 지난 29일 발생했다.

이에 31일 전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모욕 등 혐의로 국내 한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자를 추적 중이라고 밝히며 수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현재 신원이 아직 특정되지 않은 이 네티즌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당일 ‘무안공항 유가족들만 횡재네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인터넷에 올려 유가족을 모욕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논란의 게시물은 “보상금 받을 생각에 속으로는 싱글벙글할 듯”이라며 유가족을 조롱하는 듯한 내용이었다. 특히 경찰이 피해자의 신고 없이 범죄 사실을 자체적으로 인지해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며 이목이 쏠렸다.

한편, 2일 경찰은 전남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관제탑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날 전남경찰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수사본부는 한국공항공사 무안국제공항 담당 부서 사무실과 관제탑, 부산지방항공청 무안출장소, 제주항공 서울사무소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했으나, 현재까지 입건된 사람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