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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라고?” 부자들이 성수동에서 슬슬 떠나는 현실 이유

이시현 기자 조회수  

팝업의 성지 ‘성수동’ 집값 근황
임대료에 따른 젠트리피케이션
“밀려드는 수요 감당하기 어렵다”

"성지라고?" 부자들이 성수동에서 슬슬 떠나는 현실 이유
출처 : 뉴스 1

최근 고강도 대출 규제와 경기 위축이 이어지며 서울 부동산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외곽지역뿐만 아니라 강남권에 대한 매수 심리도 한풀 꺾인 것으로 알려져 부동산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각 지역 대장주로 통하는 아파트의 가격도 휘청이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 첫째 주(2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9.2로 전주(99.5) 대비 0.3포인트(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하여 철옹성으로 여겨지던 강남권마저 지수 하락을 보이며 강남 지역 매매수급지수는 100.3으로 한 주 전(100.7)보다 0.4p 하락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성동구 성수동 트리마제 전용 128㎡는 직전 거래인 42억 원 대비 3억 원 저렴한 지난달 39억 원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등 대출 규제와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성지라고?" 부자들이 성수동에서 슬슬 떠나는 현실 이유
출처 : 뉴스 1

이러한 기조가 이어지자, 전문가들은 서울이 하락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더하여 탄핵 정국이 장기화할 때 부동산 매수 심리 역시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부자들이 강남을 떠나 선택했던 성수동 역시 최근 ‘팝업 성지’로 주목받았던 것과 달리 개인투자자들이 떠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단순한 상업 지역을 넘어 팝업스토어의 성지로 자리 잡았던 성수동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당초 팝업스토어는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며 브랜드 홍보와 소비자 경험의 장을 넓히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이에 따른 임대료 상승과 공실률 증가,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심화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도심 인근의 낙후 지역이 활성화되며 외부인과 투자금 유입으로 임대료가 빠르게 상승하고 원주민이 밀려나는 현상이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성수동의 상가 임대료는 1㎡당 5만 2,780원으로 알려졌다. 특히 팝업스토어 운영을 위한 하루 대관료가 최대 1,000만 원에 달한다는 사실이 전해지며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역시 제기됐다.

"성지라고?" 부자들이 성수동에서 슬슬 떠나는 현실 이유
출처 : 뉴스 1

이는 성수동에서 팝업스토어가 인기를 끌면서 상가 임대료가 급등한 영향으로 보인다. 즉, 단기 임대를 선호하는 임대인들이 많아지면서 장기 임차인들이 설 자리를 잃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성수동 일대의 공실률은 지난해 대비 약 2% 증가했으며, 이는 팝업스토어 운영 후 생기는 공백기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팝업스토어의 경우 보통 1~2주 정도 운영되며, 그 이후에는 인테리어 철거 및 재정비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공실률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더하여 기존 상인들은 성수동을 떠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즉, 당초 “돈만 들고 들어가면 건물을 살 수 있다”라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왔던 성수동이 팝업스토어의 흥행으로 인해 초대형 상권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점이 개인 부동산 투자자들에게 위협으로 작용한 것이다.

출처 : 성동구

업계에 따르면 성수동은 높아진 임대료와 권리금, 약 1,000만 원에 달하는 마케팅 비용 등으로 소상공인들이 버티기에는 어려워진 상권으로 평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동산 투자에 성공할 때 이런 리스크를 넘어서는 높은 수익을 볼 수 있으나, 리스크가 큰 만큼 향후 실패로 인한 여파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성수동이 다양한 개발 및 재개발 프로젝트와 함께 부동산 가치 상승이 예상되는 지역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의 대표 업무 거점이자 팝업스토어의 성지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성수동에는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기업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다만, 성수동의 부동산이 비교적 고점에 형성되어 있다는 점과 더불어 대기업 협력업체들의 성수동 선호 현상도 갈수록 뚜렷해지는 만큼, 개인 투자자들의 설 자리가 사라지고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출처 : 뉴스 1

또한, 성수동 부동산의 가치가 고점에 다다랐다는 평가와 더불어 급등한 매매가격 대비 임대료가 비교적 낮은 수준이다. 이에 큰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투자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 역시 제기된다.

이에 대해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연무장길 인근이 활성화되면서 자본 차익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이 유입돼 매매 가격이 크게 올랐다”며 “지금은 임대료 수준에 비해 매매 가격 자체가 너무 높다. 지금은 평당 가격이 2억 원대인 매물보다는 1억 7,000만~1억 9,000만 원대에 있는 것들이 조금 거래되고 있는데 수익률을 보면 한 3% 정도”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단기간 운영되는 팝업 스토어 수준의 임대료가 반영되지 않아 시세 상승이 이뤄지지 않는 점 역시 문제로 꼽히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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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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