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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연봉 보장’에도 서로 사장하기 싫다고 싸운다는 업계

윤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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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 처벌법 시행
제조·건설업계 CEO 기피 심화
아리셀·석포제련소 대표 구속

'억대 연봉 보장'에도 서로 사장하기 싫다고 싸운다는 업계
출처 : MBC

지난 28일 공장 화재로 근로자 23명이 사망한 일차전지 업체 아리셀 박순관 대표가 고용노동부에 구속되며 지난 2022년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업체 대표가 구속된 첫 사례가 됐다. 이와 더불어 29일 최근 9개월 사이 사망사고 3건이 발생한 경북 봉화군 영풍 석포제련소의 대표이사와 소장이 구속되며 두 번째 사례로 자리 잡았다.

이같이 업체 대표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연달아 구속되며 업계가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도입 논의 시기부터 제기된 CEO(최고경영자) 기피 현상에 실제 사례가 등장하면서 기피 현상이 심화할 전망이다.

당초 명예와 억대 연봉을 자랑하는 최고경영자 자리를 두고 기피 현상이 발생했다는 직종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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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뉴스 1

지난 2022년 한 중소 제조업체의 대표는 자사의 공장보다 경찰서를 더 자주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는 직원이 쓰레기통에 버린 담뱃불이 번져 공장에 불이 나자, 피의자 신분으로 여러 차례 소환되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며 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당시 중소 업체의 대표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산업 재해 발생 시 기업 오너에 대한 처벌이 대폭 강화된 이후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상황에 기업을 이끄는 수장들이 예비 범죄자로 전락하고 있는 상황이 1년도 채 되지 않아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도입 논의가 시작되며 당시 경제계는 입법을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이중 제조업과 건설업 종사자들의 반발은 유독 심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이란 산재로 인한 사망사고 발생 시 사업주를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게 하는 등 경영인과 기업에 대한 처벌 수위를 대폭 높인 법안이다. 특히 도입 당시 징역 몇 년 이하로 ‘상한’을 정하는 대부분의 법 처벌 조항과 달리 극소수의 흉악 범죄에만 적용되는 ‘하한’을 규정하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출처 : 뉴스 1

사실상 현행법 가운데 중대재해처벌법처럼 ‘징역 5년 이상’으로 처벌을 정한 범죄는 형법상 살인죄(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와 아동·청소년 성폭행 또는 성 착취물 제작·상영 죄(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정도이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통과된 중대재해처벌법은 수탁기업(하청업체) 직원들이 일으킨 사고에 대해 원청업체 사업주에게 책임을 묻고, 대표이사가 아니더라도 사업에 실질적 영향을 끼치는 오너까지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경제계의 반발이 컸다.

다만,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확대에 따른 법령 도입에는 해당 법에 저촉되어 부상자가 발생했을 경우 1년 이상의 징역형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것으로 규정됐다. 이어 직업성 질병자의 발생에 관한 내용과 관련해 저촉되었을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출처 : 뉴스 1

사실상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도입 논의 당시 처벌 수준보다 높은 수준으로 법령이 도입된 것이다. 이에 따라 산업재해가 빈번한 건설 및 제조 관련 중소업체의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기피하는 현상이 벌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한 중소기업 오너는 “최근 임기가 끝난 대표 자리를 공모 중인데 아무도 지원하려 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직원 과실 또는 부주의로 발생한 사고로 경영인이 옥살이해야 한다면 누가 사업을 하려 하겠느냐”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경제계의 반발이 심해지자, 2021년 1월 26일 중대재해 처벌법을 제정하고 1년 간의 유예기간을 두고 2022년 1월 27일 해당 법안을 시행했다. 그러나 5인 미만 사업장은 적용이 제외되고, 50인 미만 사업장은 다시 3년의 유예를 두어 2024년 1월부터 전면 시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처 : 뉴스 1

이런 상황에 일부 기업들은 최고 안전책임자(CSO) 직을 신설해 적극적인 CSO 영입에 나섰다. 다만, 이마저도 CSO 직을 맡겠다는 사람이 없어 여러 업체가 난항을 겪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한 안전관리 전문가는 “직원 부주의로 사고가 일어나도 10억 원 이상의 벌금을 내야 하는 상황에 부닥칠 수도 있는데 누가 하려고 하겠냐?”라고 밝혔다.

한편,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아리셀의 박순관 대표이사는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경영 책임자가 수사 단계에서 구속된 첫 사례로 알려지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경영 책임자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사례는 4차례 있었지만, 법원이 “도주 우려가 없다”라거나 “증거가 수집됐다”며 모두 기각하며 영장이 발부된 적이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틀에 걸쳐 연달아 업체 대표가 구속되는 사태가 벌어지자 다시 한번 제조업과 건설업 종사자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두 업계에서 CEO 기피 현상이 한층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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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진 기자
jmj@mobility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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