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서 1심 유죄를 뒤집는 무죄 판결이 나오면서 항소심을 맡은 재판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의 재판장인 구회근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는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여론조사 관련 사건에서도 무죄를 선고한 인물이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7부를 이끄는 구회근(58) 부장판사는 전남 광양 출신으로 순천고와 연세대 법과대학을 졸업했다. 사법연수원 22기인 그는 1996년 수원지방법원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와 광주지법 순천지원장, 광주고법 부장판사 등을 거쳐 2019년 2월부터 서울고법에서 근무해 왔다.
구 부장판사가 주목받는 이유는 최근 정치자금법 사건에서 잇따라 1심과 다른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지난 7일에는 윤 전 대통령이 2022년 대선을 앞두고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 58차례를 무상으로 제공받았다는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해당 조사들의 가치는 약 2억 7,440만 원으로 제시됐으며, 1심에서는 징역 2년이 선고된 바 있다.
당시 항소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 씨 사이에 여론조사를 요청하거나 무상 제공에 합의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날 오 시장 사건에서도 여론조사 의뢰와 비용 지급 약정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 결론을 내렸다.
오 시장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 씨에게서 10차례 여론조사 결과를 받고, 사업가 김한정 씨가 약 3,300만 원을 대신 부담하게 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오 시장이 명 씨에게 구체적으로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그 대가로 돈을 지급하기로 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구 부장판사는 과거에도 사회적 관심이 큰 사건을 다수 심리했다.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 사건에서는 1심이 인정하지 않았던 6억 원의 알선 대가성을 인정해 관련 피고인에게 징역 4년과 벌금 4,000만 원을 선고했다.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 방해 사건에서는 2020년 12월 이병기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항소심 무죄 판결을 내렸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1심과 다른 판단을 내놓은 이력이 있다. 구 부장판사가 참여한 재판부는 일본 정부에 피해자 1인당 위자료 2억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의대 정원 확대를 둘러싼 법적 분쟁에서도 이름을 알렸다. 의대 교수와 전공의, 의대생 등이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 관련 항고심에서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결정문에는 “정부 정책에 반대하기 위한 의사의 파업 등은 그 자체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내용이 담겼다. 재판부는 이러한 방식이 문제 해결에 적절하지 않다는 견해도 밝혔다.
이처럼 구 부장판사는 정치·사회적으로 파장이 컸던 여러 사건에서 판결을 내려왔다. 다만 과거 판결 이력만으로 특정 정치적 성향이나 이번 무죄 판결의 동기를 단정할 수는 없다.
오 시장과 윤 전 대통령의 여론조사 관련 사건에서 연이어 무죄 판단을 내린 서울고법 형사7부. 두 사건 모두 1심 결론이 뒤집힌 만큼 향후 상고 여부와 상급심 판단에도 관심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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