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천지 신도들의 더불어민주당 집단 가입 의혹이 당 지도부의 갈등 요인으로 다시 떠올랐다. 이미 조사를 마친 사안이지만 그 내용을 당 밖에 공개할지를 놓고 최고위원들 사이에서 의견이 갈렸다. 공개 회의가 끝난 직후에도 관련 발언이 이어지면서 지도부는 별도의 논의에 들어갔다.
갈등이 드러난 장소는 23일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였다. 이성윤 최고위원은 신천지 개입 의혹에 관한 조사 자료를 당원과 국민이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제시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제 우리 당을 분열시키고 당원들에게 상처를 준 신천지 개입 의혹 조사 결과를 있는 그대로 국민과 당원께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사 내용에 따라 책임을 물을 대상도 달라져야 한다고 봤다. 실제로 조직적인 개입이 있었다면 관련자에게 책임을 묻고, 반대로 의혹을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면 이를 제기한 과정에 대해서도 책임을 따져야 한다는 취지다.

이 최고위원은 “반명·분열주의·신천지 비밀연합의 근거도 공개하고 이 문제를 매듭지어야 할 때”라면서 “신천지 개입 의혹이 사실이라면 관련자에게 책임을 묻고, 근거가 없다면 우리 당 차원에서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논란은 지난 8·17 전당대회와 연결돼 있다. 당시 김민석 대표는 “반명·분열주의·신천지의 3자 비밀연합을 깨는 것이 이번 전당대회의 본질”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김 대표와 경쟁했던 정청래 대표 측으로 분류되는 이 최고위원은 최근 이 문제를 거듭 언급해 왔다. 이번 회의에서도 과거 제기된 의혹을 조사 결과와 대조해 공개적으로 정리할 것을 요구한 셈이다.

이 최고위원의 발언 이후에는 조사를 직접 이끈 박선원 최고위원이 나섰다. 당원정비 태스크포스(TF) 단장을 맡았던 박 최고위원은 회의 종료 직후 김 대표에게 “(조사 결과를) 공개하겠다”며 “TF 단장으로서 제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예정된 절차와 다른 발언이 나오자 김 대표는 당황한 표정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고위원들은 곧바로 공개되지 않는 자리에서 관련 사안을 논의했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의 설명에 따르면 당 지도부 내부에서는 조사 내용을 발표하지 않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던 것으로 보인다.
박 수석대변인은 기자들을 통해 “최고위 안에서는 발표하지 않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던 것으로 아는데 이 최고위원이 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신천지 명단을 공개하자고 말했던 것”이라며 “최고위원들의 의견을 모아야 한다. 숙의하고 토론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개 여부와 별개로 조사 과정에서 어떤 자료가 확보됐는지도 관심사다. 박 최고위원은 이날 민주당 K-방위산업지원특별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났다. 신천지 신도들의 조직적 가입을 입증할 근거가 발견됐는지 묻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짧게 답했다. 해당 자료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유됐느냐는 물음에도 “다 공유됐다” 라고 밝혔다.
다만 박 최고위원은 이 최고위원의 공개 요구에 관한 질문에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조사 근거가 지도부에 전달됐다는 사실과 실제로 그 자료를 외부에 공개할지는 별개의 문제로 남아 있다. 이 최고위원은 회의가 끝난 뒤에도 공개 요구를 거두지 않았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신천지 의혹 조사 결과를 있는 그대로 공개해야 한다”는 회의 발언을 게시하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번 충돌로 민주당 지도부는 조사 결과의 공개 범위와 절차를 다시 논의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박 최고위원이 근거 확보를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조사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당내에서 서로 다른 요구가 나온 만큼 향후 최고위원회의에서 어떤 결론을 내릴지가 쟁점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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