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협중앙회장 선출 방식을 바꾸는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국회 국정감사에서 거센 공방이 벌어졌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더불어민주당 및 농림축산식품부와의 개혁안 합의 여부를 묻는 질문에 관련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답하면서 논쟁이 불거진 것이다. 국민의힘은 중앙회가 개별 조합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는 방안에 동의한 절차를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강 회장은 직선제 도입에 찬성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독자적으로 결정한 사안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진행한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서는 농협법 개정에 대한 기관 간 합의가 실제로 어느 범위까지 이뤄졌는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강 회장에게 민주당이나 농식품부와 농협 개혁 방향을 사전에 확정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했다.
강 회장은 이에 대해 “합의에 따른 보고는 받지 못했다”라고 답했다. 농협중앙회와 정부·여당 사이에 주요 개혁 내용이 이미 합의됐다는 설명과 차이가 있는 답변이었다.
강 의원은 지난달 22일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농해수위 간사와 농식품부 관계자가 자신의 의원실을 찾아와 법안의 핵심 쟁점에 관한 합의가 성립됐다고 설명한 사실을 언급했다. 이를 근거로 실제 협의 결과가 무엇인지 따져 물었다.
앞서 윤 간사는 같은 날짜에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농식품부와 농협중앙회가 주요 쟁점에 관한 대승적 합의를 도출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을 향해 농협법 개정안 처리에 협조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농협중앙회는 중앙회장 직선제 도입이라는 기본적인 개혁 방향에는 동의했지만, 구체적인 시행 방안까지 최종 확정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개정안에 대한 합의 수준을 놓고 관계 기관들의 설명에 차이가 발생한 셈이다.
현재 논의 중인 농협법 개정안에는 전국 조합원이 중앙회장을 직접 선출하도록 선거 방식을 변경하고 농협감사위원회를 새롭게 설치하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당초 6·3 지방선거 이전에 입법 절차를 마무리하는 방안이 추진됐지만 지역 조합장들의 반대와 여야 간 견해차로 처리가 지연됐다.
민주당은 농협중앙회와 정부 사이에 핵심적인 협의가 진행된 만큼 법안 심사를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농협중앙회의 법적 회원이 개별 농민이 아닌 지역 농·축협이라는 점을 들어 선거권 확대의 법률적 근거부터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29일 개최된 농해수위 농림축산식품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도 이러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개정안 의결이 이뤄지지 않았다. 후속 논의는 오는 27일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강 회장이 조합원 직선제 도입을 받아들이게 된 과정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강 의원은 농협중앙회가 국가의 공공기관이 아니라 회원 조직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협동조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중앙회장 선거 방식을 변경하는 데 동의했는지 묻자, 강 회장은 찬성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이에 강 의원은 중앙회의 실제 회원들에게도 동의를 구했는지 추궁하며 회장이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인지 문제를 제기했다.
강 회장은 개혁안 수용 과정에 여러 관계자가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농협 개혁을 위해 마련한 비상대책위원회에는 전국 지역농협 조합장 약 60명과 이사 18명이 포함돼 있으며 개인적인 판단만으로 결정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였다.
하지만 강 의원은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됐다는 이유만으로 회원들의 권한과 관련된 사안을 결정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조합원 직선제 전환이 기존 회원들의 자격에 영향을 주는 문제라고 주장하면서 법률 체계와의 정합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농협 개혁의 필요성뿐 아니라 합의 범위와 의사결정 절차를 둘러싼 견해차가 드러났다. 강 회장은 직선제 수용이 공동 논의를 거친 결정이라는 입장을 유지했지만, 국민의힘은 회원들의 동의 여부와 법적 타당성을 문제 삼았다. 농협법 개정안이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인 가운데 오는 27일 재개될 심사에서 해당 쟁점들이 다시 다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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