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과거 법무부 장관으로 근무하던 시절 딸의 이른바 ‘허위 스펙’ 의혹 수사에 부당한 영향력이 행사됐다는 의혹으로 고발당했다. 시민단체들은 당시 경찰이 요청한 국제 형사사법공조 절차가 검찰에서 중단된 과정을 문제 삼으며 한 의원과 관련 검사들의 법적 책임을 요구했다. 특히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등의 혐의를 적용해 수사기관에 고발장을 제출하면서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공개적인 비판에 나서며 한 의원을 둘러싼 수사 무마 의혹에 대한 책임 규명을 촉구했다.
14일 민생경제연구소와 서울의소리 등 시민단체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에 한 의원 및 사건 처리에 관여한 검사들을 고발했다고 알렸다. 이번 고발은 2022년 진행됐던 한 의원 딸의 저작권법 위반 의혹 수사 과정과 관련돼 있다. 당시 한 의원 딸은 다른 사람이 제작한 수학 문제를 이용해 전자책을 만들고 이를 0.99달러에 판매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같은 해 11월 21일 미국에 있는 관련 자료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국제 형사사법공조 절차를 요청했다. 그러나 검찰은 약 열흘이 지난 12월 2일 해당 신청을 대검찰청과 법무부로 넘기지 않기로 결정하고 경찰에 결과를 전달했다. 해당 사건은 이후 2023년 12월 경찰의 최종 불송치 처분으로 마무리됐다.
시민단체들은 검찰이 경찰의 국제공조 요청을 자체적으로 처리한 방식에 의문을 제기했다. 고발인들은 “여러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관할 검찰청이 경찰의 공조 요청을 대검과 법무부에 송부하지 않고 자체 불 송부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당시 조치의 적절성을 문제 삼았다.
공조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사유에 대해서도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이들은 “서울중앙지검이 법령상 근거가 불분명한 ‘필요성 소명 부족’과 ‘사안 경미’를 이유로 이를 대검과 법무부에 송부하지 않은 것은 형식상 직무집행이나 실질적으로는 정당한 권한을 벗어난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라며 검찰의 판단에 의혹을 제기했다.
고발인들은 당시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도 요구했다. 이들은 “정당한 사유 없이 (공조 요청 송부를) 의식적으로 중단했다면 직무의 의식적 포기로 볼 수 있다”라며 검찰 내부의 결재와 보고 경로를 비롯해 법무부·대검찰청과의 연락 내용 및 지휘계통의 관여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오후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 등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고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 자리에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한 의원을 겨냥한 비판에 가세했다.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의원의 과거 행보와 최근 활동을 함께 거론했다. 박 의원은 “한 의원 본인은 그런 삶을 살아오면서도 남에겐 온갖 공격을 퍼붓고, 무자비한 수사를 벌이고, 이번엔 수사 자료를 불법 취득해 남을 공격했다”며 “내로남불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수사와 처벌을 촉구하는 입장을 내놓았다. 김 의원은 “한 의원에 대한 제대로 된 ·처벌과 수사가 진행돼야 제대로 된 검찰개혁이 완성되는 것이고 윤석열에 대한 잔재를 치우는 것”이라며 “끝까지 추적하고 책임을 물어 한 의원이 정치판에 더 이상 서지 못하게 하도록 함께하겠다”고 전했다.
법조계 인사도 당시 검찰권 행사 과정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다. 오동현 검사를 검사하는 변호사 모임 대표는 “핵심은 수사 부실을 넘어 검찰권이 특정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을 보호하는데 악용됐는지 여부”라며 “한 의원의 관여와 공모가 확인된다면 지위와 전관의 영향력을 불문하고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고발로 한 의원 딸의 저작권법 위반 의혹을 처리했던 수사기관의 과거 결정이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시민단체들은 국제공조 요청이 검찰에서 중단된 경위와 한 의원의 관여 가능성을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의원들도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책임 추궁에 힘을 보탰다. 고발인들이 당시 검찰의 의사결정 과정과 관계기관 간 연락 내역까지 조사 대상으로 제시하면서 한 의원을 향한 문제 제기는 과거 가족 관련 수사의 처리 과정 전반으로 확대됐다.




















댓글0